'녹색돌풍' 2년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질 상황
安, 신당 당명 발표하며 통합 박차…국민의당보다 의석수 줄어
창당 D-4 민평당, '우군' 20석 가까이 확보…교섭단체는 어려워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둘러싼 극심한 내홍으로 분당을 눈앞에 둔 국민의당이 2일 창당 2주년을 맞았다.

안철수 대표가 전당원투표와 중앙위원회 추인 등을 거쳐 13일 바른정당과 통합을 마무리하고, 이에 앞서 통합반대파들이 '민주평화당'으로 합류하며 집단 탈당을 한다면 사실상 국민의당은 창당 2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셈이 된다.

물론 안 대표 측 통합정당과 반대파의 민평당 모두 '국민의당 정신을 계승한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분당 후 탄생하는 두 정당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당의 모습으로 출발하리라는 것이 대다수의 예측이다.
분당 앞둔 국민의당 '씁쓸한' 창당 2주년… 39석 '양분' 임박
국민의당은 2015년 말부터 2016년 초까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안 대표와 호남 중진들이 손을 잡고서 다당제 구현 및 중도개혁 세력 결집을 내걸고서 닻을 올렸다.

2016년 4월 총선에서는 야권의 텃밭인 호남을 석권하는 것을 비롯해 정당투표에서 선전해 비례대표 13석을 확보하는 등 총 38명의 의원을 당선시키면서 '녹색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총선 직후 불거진 이른바 '리베이트 의혹'으로 당의 지지율이 추락하는 등 타격을 받았고, 지난해 대선에서는 안 대표가 후보로 나섰으나 3위로 패배하면서 안 대표와 호남 의원들 사이의 균열이 조금씩 노출되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해말 안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면서 안 대표 측과 호남 의원들의 대립은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달했고, 최근 반대파가 민평당 창당을 추진하면서 결별이 공식화됐다.

이같은 창당 후 2년간의 발자취에 대해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창당기념식에서 "대한민국 정치사의 굵은 한 획을 그은 2년이었다.

정말 많은 드라마의 주인공이었다"며 "박근혜 정부에서 국민의당을 공격하기 위한 리베이트 조작사건도 있었지만, 꿋꿋이 자리를 지켰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지금 눈앞에 두고 있는 통합도 대한민국 정치사의 처음 있는 일"이라며 "지역주의, 이념논쟁, 진영논리, 지긋지긋한 양당제를 탈피하는 시도다.

지난 2년 동안 한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하며 대한민국의 초석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반대파 역시 전날 시도당 창당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6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위한 실무 작업에 집중하는 등 찬성파와 반대파 모두 '제 갈 길'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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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석인 국민의당 의원들도 반으로 쪼개졌다.

민평당 창당발기인으로는 이름을 올린 지역구 의원은 천정배 정동영 조배숙 박지원 유성엽 장병완 김광수 김경진 김종회 박준영 윤영일 이용주 정인화 최경환 의원(선수·가나다 순) 등 14명이다.

여기에 황주홍 의원이 합류를 선언했고, 이용호 의원도 민평당 쪽으로 합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손금주 의원 등 아직 거취를 밝히지 않은 의원들을 제외하더라도 지역구 의원 16명이 민평당에 합류할 수 있는 셈이다.

민평당에서는 비례대표 의원 가운데 박주현 이상돈 장정숙 의원 및 일부 다른 비례대표 의원들도 심정적으로 민평당과 함께 하기 때문에 사실상 교섭단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다만 실제로 교섭단체로 인정받기는 어려워진 만큼 원내협상 등에서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지방선거 등 전국단위 선거에서 얼마만큼 성과를 거둘지에도 의문부호가 따라붙고 있다.

반면 안 대표 측은 민평당으로 가는 의원들을 제외하고 23명가량이 통합에 참여하게 되며, 바른정당 의원도 9명이 있으므로 통합정당은 무난하게 교섭단체 지위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중립파로 분류됐던 박주선 주승용 의원도 이날 창당 2주년 기념식에서 통합정당에 합류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김동철 원내대표도 합류 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통합정당의 의석수는 오히려 국민의당 때보다 줄어들면서 '마이너스 통합'이라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당내 내홍을 완전히 정리하지 못하면서 통합 이후 후유증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통합정당에 합류하는 호남 의원들의 일부 보좌진은 통합에 불만을 터뜨리며 업무를 중단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이태우 청년위원장은 "통합 과정에서 지도부 일원으로서 역할을 다 하지 못했음을 반성한다"며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