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청소년 '전국체전'에 올해부터 스키 종목 포함
북한, 김정은 체제 들어 '스키 장려' 움직임 활발
원산의 마식령 스키장에서 31일부터 1박 2일간 남북 스키선수의 공동훈련이 열릴 예정인 가운데 북한 당국의 최근 '스키 장려' 움직임 배경도 관심이다.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는 지난 27일 "제44차 정일봉상 전국 청소년 학생 체육경기대회 스키 경기와 9월 5일상 전국 대학생 체육경기대회 스키 경기가 (양강도) 혜산시 연봉산 스키 경기장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매년 1월부터 8월까지 청소년들의 전국체전 격인 정일봉상 체육경기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그동안 성인 선수들이 참가하는 백두산상 체육경기대회나 오산덕상 체육경기대회 등에는 매년 스키 종목이 포함돼왔지만, 청소년들의 '전국 대회'에서 스키 경기가 열렸다고 북한 매체가 보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소년 대회에 스키 종목이 새로 추가된 것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관심을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2016년 11월 말 양강도 삼지연군을 찾아 사자봉체육단 스키선수들의 훈련을 참관하면서 "양강도를 비롯한 눈이 많이 내리는 지대들에서 청소년들이 스키를 많이 타게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특히 "스키는 체력 단련에도 좋고 대담성과 용감성을 키워주는 아주 좋은 운동"이라며 스키 '예찬론'을 펼쳤다.

김정은 위원장은 10대 시절 스위스에서 유학하면서 스키를 즐겨 탄 것으로 알려졌다.

1949년 1월 스키협회를 설립하고 1965년에는 국제스키연맹에도 가입했지만 변변한 스키장이 없어 북한에서 스키는 대중 스포츠로 사랑받지 못했다.
북한, 김정은 체제 들어 '스키 장려' 움직임 활발
하지만 김정은 체제 들어 강원도 원산 인근에 대규모 스키 리조트인 마식령 스키장을 건설(2013년 12월 31일 개장)하고, 자강도 강계시에도 스키장을 건설(2018년 1월 7일 개장)하는 등 스키 인프라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김 위원장 자신도 2016년 12월 당·정·군 고위간부들을 대동하고 마식령 스키장에서 열린 스키 경기를 관람하는 등 적극적으로 스키 운동을 장려하는 모습이다.

북한의 대외선전용 매체인 '조선의 오늘'은 지난해 2월 '공화국에서 스키 바람이 일고 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정은 원수님의 손길 아래 오늘 공화국에서 스키 종목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하고 있다"며 "원수님의 영도에 의해 스키 타기는 보다 대중화, 생활화되어 나라의 체육 발전과 인민들의 문화·정서 생활에 적극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북한이 스키 종목의 발전을 위해 많은 관심을 쏟고 있지만, 대다수 일반 주민들의 생활 수준은 고가의 스키 장비를 장만해 취미로 스키를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가 이뤄지지는 못했다.

마식령 스키장에서 열리는 스키 캠프에 참가하는 청소년도 대부분 평양의 중상류층 집안의 자녀들로, 아직은 북한에서 스키는 '엘리트 스포츠'로 통한다.

여기에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스키 장비 등의 반입이 어려운 상황은 스키 대중화를 더욱 제약할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