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왼쪽)이 31일 서울 강남구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무실을 찾아 배석한 장다사로 전 청와대 부속실장(가운데)에게 평창 동계올림픽 초청장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왼쪽)이 31일 서울 강남구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무실을 찾아 배석한 장다사로 전 청와대 부속실장(가운데)에게 평창 동계올림픽 초청장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을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평창동계올림픽 사전 리셉션 초청장을 전달했다. 이 전 대통령은 “화합과 통합의 올림픽이 됐으면 좋겠다”며 리셉션 행사에 참석할 뜻을 밝혔다.

한 수석은 이날 오후 이 전 대통령 측 서울 대치동 사무실을 찾아 문 대통령 명의의 초청장을 전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통령이) 평창올림픽에 참석하겠다고 확답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그동안 검찰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사 등 과거 정권 적폐청산을 놓고 이 전 대통령 측과 갈등 양상을 보여왔으나, 문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초청장을 직접 전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수석은 “평창올림픽 개막식이 얼마 남지 않았고, 평창올림픽이 이 전 대통령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기 때문에 문 대통령께서 정중히 예우를 갖춰 이 전 대통령 내외분을 초청하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한 수석은 이어 “이 전 대통령은 ‘세 번째 도전해서 우리가 평창올림픽을 유치했다. 정말 화합과 통합의 올림픽이 됐으면 좋겠다. 이 정부가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과 한 수석의 면담은 2분여 공개 발언을 포함해 20여 분간 이뤄졌다.

이 전 대통령은 한 수석이 전달한 초청장을 즉석에서 열어본 후 “문 대통령께서 진정 어린 말씀으로 초대해주셨다”며 “(평창올림픽은) 국가적 경사이고, 대한민국의 화합을 돕고 국격을 높일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열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긍정적으로 (참석을) 생각해보겠다. 대통령님께 잘 말씀 좀 전해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2015년 11월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조문 이후 2년3개월여 만에 다시 만나게 된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