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피자 창업주 집행유예에 "법원도 시대 변화 수용해야"
다스 관련 "부정한 이익 제공 있을 것이라 보지만 공정위 조사 쉽지 않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승계엔 "지속 가능한 형태로 발전시켜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29일 재벌개혁과 관련해 "각 그룹의 지배구조 개선과 상생협력 자구 발표 이행 상황을 반기별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김상조 "대기업 지배구조 등 자구개선 반기별로 점검"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tbs 라디오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에 출연해 최근 각 그룹이 발표한 자체 개혁안과 관련해 "(그룹들의) 발표가 말로 끝나지 않고 실천과 관행 변화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위원장은 "SK, LG, 롯데, 현대중공업, 한화, CJ, 효성, 태광, 대림, 현대자동차 일부 등이 크고 작은 개선안을 발표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거나 제재가 임박한 그룹이라 순수하게 자발적인 노력이라고 보기 어렵지만 이런 분위기가 빠르게 확산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노력이 일관되고 예측 가능하도록 하는 게 공정위의 역할"이라며 "이런 노력으로 안 되는 것을 공정위가 법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를 하반기에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각 그룹의 발표를 우리가 다 정리하고 있다"며 "말로 끝나지 않고 관행 변화로 이어지도록 반기별로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가맹점주 '갑질'로 최근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70) 전 MP그룹 회장과 관련해서는 "법원도 시대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판결이) 국민 법 감정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아직 2·3심이 남아 있기에 검찰이 좀 더 공소유지에 노력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심을 받는 다스가 아들 이시형씨가 설립한 하청업체 에스엠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부정한 이익의 제공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다스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인 자산 5조원 이상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공정위 조사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업무계획에서 밝힌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과 관련해 "그동안 했던 특정 조문 변경은 성과가 높지 않다"며 "법률 전체의 합리성을 높이도록 공정거래법 전체 개정안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상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공정위의 행정 규제나 금지도 필요하지만 이해 당사자끼리 문제를 푸는 것이 더욱 중요하고 그 근거 법률이 상법"이라며 재벌 의사결정 구조를 민주화하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와 관련해 "기본 승계 작업은 마무리됐지만, 삼성의 지배구조는 지속가능하지 못하다"며 "재산의 승계가 아니라 글로벌 기업다운 지속 가능한 형태로 발전시켜야 하기에 이재용 부회장의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경제 질서 변화가 3년 혹은 5년 만에 완전히 끝날 수는 없다"며 "하지만 그 시간 동안 후퇴하지 않을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며 일정 부분 자신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무엇보다 하도급이나 유통업종에서 벌어지는 갑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을 통해 양질의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