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왼쪽 두 번째)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얘기하고 있다. 맨 왼쪽은 우원식 원내대표.  /연합뉴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왼쪽 두 번째)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얘기하고 있다. 맨 왼쪽은 우원식 원내대표. /연합뉴스
여야가 오는 30일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치열한 입법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국민의당은 각각 선정한 중점 처리 대상 개혁·민생 법안을 이번 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전략이지만 법안 세부 내용에서 이견이 여전해 논의가 또다시 공전을 거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2월 임시국회는 이달 30일부터 30일간 열린다. 30일 본회의를 시작으로 1월31일과 2월1~2일 교섭단체 대표연설, 2월5~7일 주요 현안에 대한 대정부 질문을 한다. 법안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다음달 20일과 28일로 잡혔다.
공수처·근로시간 단축… 여야, 임시국회서 '입법 전쟁'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3일 청와대에서 우원식 원내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원내지도부를 만나 이번 임시국회에서 우선 처리할 민생·개혁법안 40건에 대해 의견을 공유했다. 법제사법위원회 권한을 축소하는 국회법 일부 개정 법률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관련한 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헌법 개정을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안 등이 주요 개혁법안이다. 근로시간 단축을 담은 근로기준법 일부 개정안, 미세먼지의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가맹사업법 개정안, 규제완화와 관련한 ICT(정보통신기술) 정보통신융합법, 핀테크 분야 금융혁신지원법, 산업융합 분야 산업융합 촉진법, 지역 혁신성장 관련 지역특구법 등도 중점 처리 대상 법안이다.

우 원내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2월 임시국회에서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한 논의에 속도를 내도록 여야가 뜻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우 원내대표는 임시국회 기간 의원들의 해외 출장을 제한하는 등 내부 단속에도 들어갔다.

한국당은 4차 산업혁명 진흥을 위한 규제완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업계 충격완화책 등 20여 개 법안을 중점 추진할 방침이다. 원내 입법전략을 위한 자료 취합과 회의를 거듭하며 제1야당으로서 결기를 다지고 있어서 중점법안 수는 이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의 규제완화 ‘4대 패키지법’에 맞서 19대 국회에서도 추진했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규제프리존특별법 등을 비롯해 수도권 규제완화 관련 법안도 입법과제로 두고 있다.

함진규 정책위원회 의장은 “일자리 창출 관련 법안은 여야 할 것 없이 나서야 한다”며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인 근로시간 단축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비롯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을 막기 위한 법 개정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도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법, 근로기준법, 최저임금 개선법 등 32개 중점처리법안을 선정했다. 규제프리존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도 이번 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들 규제완화 법안뿐 아니라 공수처 설치법, 근로기준법 등 주요 쟁점 법안에서 여야가 팽팽히 맞서고 있어 2월 국회도 논쟁만 하다 끝나는 ‘빈손 국회’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일찌감치 나오고 있다.

서정환/박종필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