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24일 “북한에는 지금이 (북미 대화를 하기에) 가장 좋은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까지 그렇게 (대화) 조건을 걸고 어렵게 하던 미국이 일단 만나서 대화하자고 하니, 이때 만나서 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강경한 정부가 들어왔다고 생각했는데 (대화) 재개 조건 자체는 낮아졌다”며 “레토릭은 강하지만 조건을 보면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어느 정도 추가 도발하지 않으면 대화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고, 최근 트럼프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렇게 얘기한 적이 과거에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가 미국에 가서 물어보니 여전히 그게 유효하다고 한다”며 “미국은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틸러슨 장관이) ‘날씨 이야기도 할 수 있다’고 한 것은 모여서 (북한의) 우려가 무엇인지 어떤 식으로 협의할지 모든 것을 다 얘기해보자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지금이 (대화의) 타이밍”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우리가) 북한에 이 메시지를 넣든, 1.5트랙(반관반민)서 얘기한다든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북미대화의 형식에 대해서는 “예단할 수는 없지만 반드시 우리의 참여가 보장되고, 내용과 형식 면에서 (우리가) 그 일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도 “방법론적으로 미북이 먼저 앉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미대화가 시작하면 우리가 참여하고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미국과의 공조 신뢰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그동안 대북 제재를 통해 핵개발 속도를 조금 늦출 수 있었다”며 “지금부터 대화는 과거 제재만큼이나 북한 핵개발 속도를 늦추는데 효용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과정에서도 물러서지 않았는데 제재만으로 뭔가 할 수 있겠나. 그게 아니라 대화를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제재와 대화는 같은 목표를 지향하는 도구로서 같이 갖고 가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북한을 비핵화로 이끌 방법으로는 “중요한 것은 대화 과정에서 인센티브를 어떻게 퍼뜨려놓는가의 문제”라며 “개인적 그림으로는 당근과 채찍이라는 수단으로 거기까지(비핵화로) 끌고 나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관련해선 “긴장 완화의 신호라고 본다. 북한이 여기 와서 있는 동안에는 도발하기 힘들다”며 “(긴장이) 완화되면 대화할 분위기도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평창올림픽을 같이 평화올림픽으로 만들자는 메시지를 가능한 범위 내에서 북한에 넣어왔다”며 “이런 노력을 기반으로 북핵 해결을 위한 대화나 북미 대화로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