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서울만의 문제 아냐", "깨끗한 공기는 국민 염원"
수도권 최대 영흥 화력발전소·기상청 등 현장 방문
민주 "화력발전 일시중단 검토해야"… 미세먼지특위서 제안
국회 미세먼지대책특별위원회 소속 여야 위원들은 23일 미세먼지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수도권 최대 발전소인 인천 영흥 화력발전소와 기상청 예보센터를 차례로 방문했다.

먼저 방문한 영흥 화력발전소는 지난해 한 해 유연탄을 이용해 3만9천400GWh(기가와트시)에 달하는 전력을 생산한 한국남동발전의 핵심 시설로, 수도권 전력의 23%를 담당하는 만큼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등 다량의 오염물질을 배출한다.

발전소가 있는 영흥도에 들어서자 거대한 굴뚝 4개가 뭉게구름 같은 연기를 쏟아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발전소 입구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환경오염 때문에 못 살겠다'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꽹과리를 치며 시위를 벌였다.

미세먼지특위 위원들은 이번 방문에서 미세먼지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화력발전소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서울시의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에 따른 출퇴근시간대 대중교통 무료화, 차량 2부제 등과 관련해 전국 화력발전소의 협조를 당부했다.

민주당 신창현 의원은 "미세먼지는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풍이 불면 서해안 발전소의 오염물질이 서울로 온다"며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되면 화력발전소의 일시 셧다운(가동중지)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강병원 의원은 "중국발 미세먼지가 절반이 넘는데 비상저감조치가 무슨 효과가 있느냐고 하는 것은 쟁점을 흐리는 것"이라며 "화력발전소가 동참할 방안이 있느냐"고 캐물었다.
민주 "화력발전 일시중단 검토해야"… 미세먼지특위서 제안
또 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화력발전소의 오염물질 제거율이 90% 이상이라고 하지만, 발전량이 많다 보니 1~2%라도 양이 엄청나다"며 "숫자의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서울 경기 지역 여러 곳에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짓는 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방향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애초 여야 공방이 예상됐으나, 현장 시찰에 동행한 자유한국당 주호영 김승희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은 별다른 질문을 하지 않았다.

손광식 남동발전 사장 직무대행은 "2015년과 비교할 때 2019년 33%, 2030년 84%씩 미세먼지를 낮추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며 "이를 위해 전기집진기 보강, 친환경 연료 전환, 노후 발전기 폐기 등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미세먼지특위 위원장인 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에너지 충당도 중요하지만, 국민 건강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맑은 하늘을 보고 깨끗한 공기를 마시고 싶다는 국민 염원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세먼지특위 위원들은 이어 서울 동작구 기상청 예보센터를 방문해 실무자로부터 미세먼지 예보 시스템에 관한 보고를 받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때 심각한 미세먼지가 발생하면 어떡하느냐'는 민주당 신창현 의원의 질문에 "이동 측정 차량을 배치하고 고농도 미세먼지가 예상되면 비상저감조치 등을 실시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미세먼지특위는 이날 현장 방문에 이어 24일에도 보령 LNG 터미널과 보령 화력발전소 등을 추가로 둘러볼 계획이다.
민주 "화력발전 일시중단 검토해야"… 미세먼지특위서 제안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