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 행보 제각각…현역의원 전해철은 경기지사 도전
양정철, 출판기념회 위해 일시 귀국…복귀설엔 손사래
이호철, 부산시장 불출마 결심…노무현기념관 건립 전념
'일등공신 3철' 전해철·양정철·이호철 행보 '3인3색'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그룹으로 통하는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이른바 '3철'이 정치적으로 각기 다른 색깔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3철은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에서 근무한 공통점과 함께 지난해 '5·9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복심으로서 정권교체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았다.

개국공신인 이들이 요직에 나가 새 정부에서도 중책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아무런 직책을 맡지 않는 등 청와대와 거리를 둬 항간에서 '무관(無冠)의 거사(居士)들'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법무부 장관 후보로도 거론되며 3철 중 유일하게 국회의원으로서 현실정치에 몸담고 있는 전 의원은 '6·13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 도전으로 방향을 정했다.

전 의원은 지난 8일 경기도당위원장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경기지사 경선 출마를 공식화한 상태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출마의 큰 이유 중 하나로 꼽고 있다.

그는 16일 BBS 라디오에 출연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지방선거 승리가 중요하다.

가장 큰 광역자치단체에서 도지사 선거승리가 중요하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또 문 대통령에게 출마 의사를 전했느냐는 질문에는 "대통령께 다 여쭙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만약에 대통령님께서 반대하셨다면 제가 굳이 출마를 했겠냐"고 반문했다.

양 전 비서관과 이 전 민정수석은 대선 승리 직후 '비선 실세' 논란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백의종군을 선언한 경우다.

양 전 비서관은 대선 1주일 후인 지난해 5월 16일 지인들한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제 역할은 딱 여기까지다.

저의 퇴장을 끝으로, 패권이니 친문·친노 프레임이니 3철이니 하는 낡은 언어도 거둬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후 그는 뉴질랜드로 출국한 뒤 아들의 입대 등 개인적인 일을 제외하면 계속 외국에서 지내왔다.

또 최근까지 일본에 머무르다가 지난 4일부터는 부인과 함께 미국에 있는 지인의 집에 머무르고 있다.

일각에서 그의 지방선거 출마나 청와대 복귀설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그는 지난해 말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더 모질게 권력과 거리를 둘 것", "작별인사 편지의 잉크도 마르지 않았다"는 등의 단호한 표현으로 항간의 관측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해외 체류 중 집필한 책 '세상을 바꾸는 언어'의 출판 기념회 행사 참석을 위해 17일 일시 귀국할 예정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출판사의 강권에 못 이겨 귀국하는 것으로 알지만, 지금은 나설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확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전 수석 역시 대선 이튿날인 지난해 5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3철은 범죄자가 아니다.

문 대통령이 힘들고 주변에 사람이 없을 때 곁에서 묵묵히 도왔을 뿐"이라면서도 "자유를 위해 먼 길을 떠난다"는 글을 남긴 채 해외로 출국하는 등 새 정부와 거리를 뒀다.

그러나 지난해 추석 전후로 그의 부산시장 출마설이 흘러나오고 지지모임이 속속 생겨났지만 이 전 수석이 가타부타 언급하지 않아 출마 의향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하지만 그는 최근 들어 주변 인사들에게 자신의 불출마 결심을 피력하는가 하면, 지난 15일 부산의 지지자 모임에서도 이런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이 전 수석은 원래 출마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강했지만, 부산에서 출마를 바라는 분들이 있고 심지어 1인 시위까지 하는 상황이라 분명한 입장을 밝히기 어려웠다"며 "앞으로 지지자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전 수석은 현실정치와 거리를 두며 노무현기념관 건립에 전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4년째 기념관 건립 추진단장을 맡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