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참모진 연일 대학 방문 왜?
청와대 참모진들이 연일 대학을 방문하고 있다. 지난 12일 장하성 정책실장이 고려대를 방문한 데 이어 15일 반장식 일자리 수석이 연세대를 다녀갔다. 이들 학교는 최저임금(7530원)이 전년 대비 대폭 인상(16.4%)되면서 정년 퇴직으로 공석이 된 청소·경비 인력을 시간제 근로자로 고용하기로 결정했다. 청와대 참모진들은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대학 측에 고용 안정성을 요구했다.

반 수석은 이날 연세대에서 학교 관계자, 근로자와 간담회를 열고 최근 불거진 청소·경비 인력의 고용 문제와 관련 의견을 들었다. 반 수석은 근로자들과 1시간20분간 별도로 만남을 가졌고, 이후 1시간10분간 학교 측과 의견을 나눴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연세대에서 청소·경비 업무를 담당하는 근로자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근무하고 있다”며 “최근 진행되고 있는 연세대의 청소·경비인력의 채용방식과 관련해 고용의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했다. 올 들어 연세대는 714명의 청소·경비인력 중 정년 퇴임으로 공석이 된 27명의 자리를 하루 3시간 근무하는 파트타임 인력, 자동화 기계 등으로 채웠다. 반 수석은 “사립대학의 문제라 정부가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는 없지만, 대학 측과 최대한 협의해 해결 가능한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이어 진행된 연세대 당국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반 수석은 “대학이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이 문제를 접근해 주었으면 좋겠다”며 “대학 측이 열린 마음을 가지고 노동자 측과 대화를 하면 좋은 해결방안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학은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이 모인 곳”이라며 “대학이 고용주로서 솔선수범해 사회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이들에게 최소한의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요청했다. 반 수석은 “취약계층에 대한 최저임금 인상과 고용안정의 보장은 근로소득 확충과 소득격차 완화를 통한 소득주도 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중요한 과제”라며 “대학 측에서도 이러한 정책방향을 공감하고 함께 실천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 12일 장 실장도 고려대에 방문해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장 실장은 학교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가장 열악한 처지에 있는 청소노동자들의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고용안정이 이뤄지도록 학교 측이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청소노동자들을 단시간 노동자(아르바이트)로 대체하는 것이 굳어질까 우려된다”면서 “나쁜 일자리가 새로운 고용 프레임으로 확산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했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따른 고용 부담을 대학 측이 선의를 가지고 감당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와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노동자와 사용자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상생의 방안을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