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올해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올해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중 양국 정상이 남북 대화를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을 잇달아 지지했다. 한반도 문제를 주도해서 풀겠다는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이 힘을 받는 분위기다.

◆시 주석과 취임 후 두 번째 통화

문 대통령은 11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30분간 전화통화를 하고 “양자 관계 발전, 남북 고위급회담, 평창동계올림픽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첫 고위급회담이 열린 다음날인 지난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이날은 시 주석과 전화 통화를 했다. 양국 정상 간 통화는 지난달 문 대통령의 방중 기간에 합의한 정상 간 핫라인 구축 이후 처음이며, 지난해 5월 이후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남북 고위급회담 결과를 상세히 설명하고, 최근 남북회담 개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지원과 지지에 고마움을 표했다. 시 주석은 “남북 고위급회담을 통한 남북 관계 개선 성과를 환영하며 이를 위한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또 “남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 비핵화가 같이 가야 한다는 문 대통령 의견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을 요청했다. 시 주석은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폐막식에서 올림픽 행사의 성공적 인수·인계가 잘 이뤄지도록 노력하자”고 했지만 확답은 하지 않았다.

◆트럼프 “남북 대화 좋은 기운”

트럼프 대통령 역시 남북 대화에 대해 지지 의사를 재차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북한과 관련해 확실히 문제가 있긴 하지만 (남북한 간) 좋은 대화가 오가고 있고, 기운이 아주 좋다”며 “(남북 관계를) 지켜보고 있는 것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한반도 전쟁설’과 관련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에 엄청난 전쟁이 온다’는 미군 장성의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내가 모르는 걸 그가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를 믿는 게 더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로버트 넬러 미 해병대사령관이 지난달 21일 노르웨이 트론헤임 인근의 군 기지를 방문해 현지에 주둔한 미군 병사 300여 명을 대상으로 “내가 틀리기를 바라지만, 전쟁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한 데 대한 설명이었다.

◆북·미 간 대화 이뤄질까

다음달 9일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북·미 간 고위급 회동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미 대표단장을 맡은 데다 북한 역시 고위급 대표단을 평창에 보내기로 해서다. 펜스 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한국과 일본 정상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직 남북 대화 등에서 북핵 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북·미 대화를 시작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지난 7일 ABC방송에 출연,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밝혀야 북한과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비핵화 같은 북·미 대화 전제 조건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평창동계올림픽 때 북·미 간 고위급 접촉이 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미현/정인설 기자/워싱턴=박수진 특파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