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1일 당내 중립파 의원들이 제안한 중재안을 거부하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위한 수순에 들어갔다. 중재안 마련을 위해 14일 예정됐던 의원총회가 무산되면서 당내 갈등은 극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안 대표는 이날 ‘사퇴론’ 등 당내 중재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중재파에 전달하고 통합을 위한 전당대회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12일 당무위원회를 소집해 전당대회준비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킬 예정이다. 전대준비위는 구체적인 전대 개최일과 시행 세칙 등을 정한다. 김중로 의원이 전대준비위원장으로 내정됐다.

바른정당 인사의 연쇄 탈당도 멈추면서 통합에 힘을 실어주게 됐다. 당초 탈당설이 나온 이학재 의원은 이날 잔류를 결정하고 통합에 힘을 보태겠다고 선언했다. 이 의원은 “바른정당에 남아 진통 속에 있는 통합신당 출범에 힘을 보태겠다”며 “통합신당이 국민의 마음속에 굳건히 뿌리내리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세연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가 탈당하며 리더십에 상처를 입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한숨 돌리게 됐다.

통합에 반대하는 국민의당 의원들은 광주·전남 당원 간담회에서 안 대표를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아바타’에 비유하며 맹비난했다. 장병완 의원은 “안 대표가 호남을 외면하고 바른정당과 통합하는 이유는 대선에 있다”며 “다음 대선에서 보수 쪽 대선 후보가 되려고 통합을 시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원 전 대표는 “안 대표가 당내 중재안에 대해 고민해보겠다고 했지만 유 대표를 만나고 난 뒤 ‘사퇴는 없다’고 거절하고 통합 액셀을 밟았다”며 “안 대표가 유승민 아바타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