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직 안보당국자들 "북한, 대북제재 때문에 대화 나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를 담당한 전직 고위 당국자들은 7일(현지시간) 북한이 남북대화에 나서고 있는 것은 대북 경제제재의 결과물이라고 진단했다.

30여 년 이상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 근무한 마이클 모렐 전 CIA 부국장은 이날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 프로에 출연해 북한이 대북 경제제재로 인해 한국에 손길을 뻗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렐 전 부국장은 "북한은 경제제재로 타격을 받고 있으며 한국과 어떤 합의를 끌어내고 싶어한다"면서 "한국 입장에서도 미국의 강경 발언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선뜻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전쟁을 우려하고 있으며 전쟁이 발발하지 않기를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이 한국에 손을 내민 이유는 두 가지"라면서 "첫째는 미국과 한국을 갈라놓는 것이며 두 번째 이유는 이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2010~2013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톰 도닐런도 대북제재가 효력을 발휘하면서 북한이 상당한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모렐 전 부국장의 입장에 동의했다.

도닐런 전 보좌관은 그러나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내용은 소셜미디어에서 거론하기에는 '분명히 좋지 않은 화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대통령의 트윗 계정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실수"라면서 "트럼프의 트윗 내용은 대통령의 말이며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모렐 전 부국장과 도닐런 전 보좌관은 미국 정보기관들이 북한의 핵 위협을 과소평가하는 오류를 범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에 대해 "정확하지 않은 것"이라고 부인하고 오히려 '정보 실패가 아니라 정보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모렐 전 부국장은 "이는 크게 잘못된 뉴스"라며 "정보기관이 아주 오랜 시간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정확하게 평가해온 것을 목도해온 나의 경험에 비춰보면 이는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기 말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왜 북핵 문제를 가장 긴급하고 심각한 문제로 설명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왜 북한에 대해 최대한의 제재를 신속하게 부여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앞서 이날 같은 방송 프로에 출연한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도 미국 정보기관들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4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정보를 오판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에 대해 "그렇지 않고 오히려 성공했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