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여론전 일환…홍준표, 전국 순회 신년인사회
'UAE 논란' 잦아들자 정치보복 카드 다시 꺼냈다는 분석도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가 8일 문재인 정부의 '정치보복' 주장을 다시 전면에 꺼내 들며 여론전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이는 6월 지방선거 필승 의지를 다지기 위해 신년인사회 겸 전국 순회에 나선 홍준표 대표의 행보와 보조를 맞춘 것으로, 당의 '투톱'인 홍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가 역할을 분담하는 모양새다.

당 대표는 전국을 돌며 표밭을 다지고 원내대표는 여의도에서 대여공세를 주도하는 형식이다.
한국당 "적폐청산은 정치보복"… 다시 불 댕기는 대여공세
원내지도부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그간 문제 삼아온 대여공세 이슈를 동시다발적으로 쏟아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의혹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의 외교 참사와 무리한 적폐청산 작업 때문에 10여 년간 쌓아온 대한민국 외교의 공든 탑이 무너지지 않은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는 UAE에 초점을 맞춰선 안 된다"면서 "사태의 본질로 되돌아와야 한다.

사태의 출발점은 바로 자칭 '적폐청산'이라고 하며 벌이는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했다.

김성원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는 이번 UAE 사태를 계기로 문재인 정부의 외교 참사와 실정이 문재인 정부의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정치보복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독단과 정치보복의 야욕을 버리고 국익을 훼손시킬 수 있는 행위를 당장 그만둬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른 주요 당직자들도 회의에서 '정치보복'에 초점을 맞춰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은 홍 대표에 대해 '이명박의 대변인'을 자처한다고 비방한다"며 "정치보복을 그만두고 민생을 살피라는 제1야당 대표의 지적이 어디가 어떻게 잘못됐는지 말해보라"고 촉구했다.

그는 특히 "정치보복을 그만두기 힘들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640만 달러부터 토해내고 보복하는 것이 민망하지 않지 않겠느냐"고 쏘아붙였다.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김진태 의원은 "경찰이 태극기집회 후원금을 낸 2만 명의 신상을 들여다봤다고 한다"면서 "문 대통령은 '블랙리스트 적폐'를 조사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시민 2만 명의 블랙리스트를 관리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당 원내전략상황실장인 주광덕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잇따라 공개한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캐비넷 문건'과 관련해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에 근무했던 공무원이 이렇게 한심하게 많은 문건을 남겨놓고 퇴직하고 나왔다고 한다면 한심한 공무원들을 직무 유기나 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위반으로 처벌하는 게 맞지 않느냐"라고 따졌다.

이어 당시 관련 공무원을 고발하거나 수사를 의뢰하라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방통위가 고영주 전 이사 해임으로 공석이 된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직에 진보 성향의 지영선 녹색서울시민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선임한 것에 강력히 반발했다.

이들은 "'좌파무죄 우파유죄'인 것마냥 구(舊)여권 추천 공영방송 이사들을 대대적으로 숙청하고 그 자리에 자기네 사람들로 갈아치웠다"고 비난했다.

한국당의 이 같은 전방위적 '정치보복' 공세는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한 고공 여론전의 성격을 띤다.

홍 대표가 이날 대구·경북(TK)을 시작으로 전국순회 신년인사회에 나서면서 사실상 '지방선거 모드'로의 돌입을 선언한 상황에서 원내지도부가 중앙무대에서 이를 지원사격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이날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의 방한을 계기로 'UAE 방문' 논란이 잦아들 조짐이 보이자 한국당이 관련 공세수위를 낮추는 대신 전략적으로 정치보복 카드를 다시 꺼내 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김진태 의원이 팀장을 맡고 있는 당 '태블릿PC 조작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는 이날 4차 회의를 열고 '최순실 태블릿PC' 의혹을 보도한 종합편성채널 JTBC의 '뉴스룸' 관련 보도에 대한 방송심의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