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신년사→회담 제의→연락채널 개통→훈련 연기→회담 수락…매일 '진전'
'김정은 신년사'에서 '회담 수락'까지 숨가빴던 새해 첫 5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신년사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 용의를 밝힌 뒤 닷새간 남북 관계 복원을 위한 일정이 숨 가쁘게 전개되고 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북한이 오전 10시 16분경 우리 측에 회담과 관련한 전통문을 보내왔다"며 북측이 전통문에 "고위급회담을 위해 9일 판문점 평화의집으로 나갈 것"이라는 내용을 담았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 정부가 지난 2일 제의한 판문점 고위급회담을 북한이 사흘 만에 수락한 것이다.

앞서 우리 정부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일 오전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며 평창 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하겠다는 용의를 밝히자 같은 날 오후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환영' 의사를 밝혔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다음날인 2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북한 대표단의 평창 올림픽 참가를 실현할 수 있도록 후속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같은 날 오후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 제의가 나왔다.

그러자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리선권 위원장은 다음날인 3일 오후 1시 20분께 조선중앙TV에 나와 '김 위원장 지시'라며 판문점 연락 채널 개통 의사를 밝혔다.

이어 같은 날 오후 3시 30분 북한이 판문점 연락 채널로 전화를 걸어오면서 23개월 만에 판문점 연락채널이 재가동되기 시작했다.
'김정은 신년사'에서 '회담 수락'까지 숨가빴던 새해 첫 5일
하지만 3일과 4일 판문점 연락 채널을 통한 남북 접촉에서 고위급회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회담에 대한 북한의 구체적인 입장이 정해지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한때 나왔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 밤(한국시간) 10시부터 30분간 이뤄진 전화 통화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한미 연합훈련을 하지 않기로 전격 합의했다.

이후 한미 합동군사훈련 연기 합의가 국내외 언론을 통해 공개된 지 12시간도 지나지 않은 5일 오전 북한은 전통문을 보내와 고위급회담 수락 의사를 밝혔다.

남북이 이처럼 빠르게 제안과 반응을 주고받으면서 새해 들어 닷새 동안 '김정은 신년사→남측 회담제의→판문점 연락채널 복원→한미 연합훈련 연기 합의→북한의 회담제의 수락' 등 조치를 밟아나갈 수 있는 것은 남북 양측의 최고 지도자가 간접적으로 뜻을 교환하면서 사실상 진두지휘한 때문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실제 회담이 시작돼 남북이 마주 앉아 구체적인 쟁점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면 협상이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