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운전자론' 시동?

남북회담 등 급물살 타자
북·미 대화 성사여부 관심

매티스 "큰 의미 부여 않는다"
미국은 여전히 신중모드
북한이 오는 9일 고위급 회담을 열자는 우리 정부 제안을 전격 받아들이면서 ‘한반도 문제에서 운전대를 잡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에 본격 시동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북 대화 이후 북·미 간 대화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5일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해 “미리 (가능성을) 상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남북 간 대화가 북한과 미국의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기대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남북 대화 재개와 한·미 연합훈련 연기 조치에 북한이 도발 중단으로 화답하고 그 결과로 북·미 대화가 성사되는 흐름이다.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구실로 남북 대화에 전향적으로 나선 것은 궁극적으로 미국과 대화 테이블에 앉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전날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화 직후 백악관은 “두 정상은 북한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 전략을 지속해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관련 발언 자체가 없었다”며 “백악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를 이행하자는 양국 정상의 발언을 정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미 정상의 전화통화 이후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기자들에게 남북 대화와 관련, “국제사회의 큰 압박이 있었기 때문인 것은 명확하다”며 “상냥한 이슈들을 조심스럽게 꺼내면서 대화를 시작하는 게 북한의 방식인데 그것이 진짜 화해의 손짓인지 그저 하나의 책략인지 모르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남북 대화는 올림픽과 몇몇 국내 이슈로 제한될 것이며 그 이상 가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초점이 올림픽이었다는 것 외에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이번 남북회담에 지지를 보내면서도 북한에 대한 경계감을 풀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향후 남북 대화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 중단과 비핵화 약속을 어느 수준으로 이끌어내는지에 따라 문 대통령이 강조한 ‘한반도 운전자론’도 효과를 발휘할 것이란 관측이다.

매티스 장관은 전날 양국이 연기하기로 약속한 한·미 연합훈련을 오는 3월9~18일로 예정된 평창 패럴림픽 이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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