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개혁보수 표심 집결" vs "야권연대 없으면 승리 어렵다"
'고공행진' 민주당·대통령 지지율 변수…중도층 선거참여도 관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으로 생겨 날 '통합신당'의 지지도가 양당 지지도의 단순 합보다 높을 것이라는 신년 주요 언론사들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통합신당이 6월 지방선거에서 큰 돌풍을 일으킬지 아니면 초라한 미풍에 그칠지에 정치권이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민-바른' 통합신당, 지방선거에 돌풍일까 미풍일까
정치권에선 양당 통합에 따른 컨벤션 효과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관측이 있지만, 동시에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의 높은 지지율에 야권의 인물난이 겹치면서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상반된 전망이 교차한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쪽에서는 통합정당의 지지도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누르고 2위까지 차지할 수 있다는 여론조사도 잇따르는 만큼 통합신당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지방선거 돌풍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확신하는 분위기다.

특히 통합신당이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를 아우르는 중도개혁정당을 표방하는 만큼 중도층과 한국당에 피로도를 느끼는 보수표를 흡수할 수 있다는 게 안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 측의 생각이다.

지방선거가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이 지난 오는 6월에 치러지는 만큼 정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과 인사 문제 등에 대한 견제 심리가 조금씩 표출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기대도 양측의 이 같은 기대에 무게를 싣고 있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지방선거는 민주당과 통합신당, 한국당의 3파전으로 선거가 치러질 것"이라면서 "수도권, 호남과 충청 등에서 최소 5곳을 석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당 관계자는 "높은 지지율로 민주당의 승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2등을 해야 1등 자리도 넘볼 수 있는 것"이라면서 "중도표와 갈 곳 잃은 개혁보수의 표를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바른' 통합신당, 지방선거에 돌풍일까 미풍일까
하지만 좀처럼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문 대통령과 민주당 높은 지지율 때문에 통합신당이 정작 지방선거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기본적으로 정권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상황에서 민주당 의석수가 과반을 넘지 못하는 '여소야대' 구도라는 점 때문에, 특히 국민들이 정부 여당의 국정 동력에 힘을 보태주기 위해 여당에 표를 줄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도 있다.

또한, 선거란 1등을 뽑는 게임이라는 점에서 통합신당이 지지율 면에서 설사 약진한다 하더라도 당선자를 내는 수준에 이를 만한 곳은 찾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국민의당 의원 중 통합반대파들은 통합신당의 지방선거 성적표에 회의적이다.

한 통합반대파 의원은 "통합신당 출범으로 컨벤션 효과가 생기고 당장 지지도가 올라갈 수는 있겠지만, 그래 봐야 지방선거에서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관계자는 "여당이 여소야대 구도 속에서 '고군분투'한다며 국민들이 동정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정 발목을 잡는 반대 세력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어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통합반대파 의원도 "통합신당이 돌풍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라면서 "안 대표가 진보 대 보수 구도를 진보 대 중도 구도로 만든다는 것인데, 상존하는 보수세력을 쪼그라뜨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바른' 통합신당, 지방선거에 돌풍일까 미풍일까
전문가들은 통합신당의 지지율 상승을 일부 예상하면서도 이것이 지방선거 승리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다소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야권연대를 하지 않고서는 여권의 압승을 저지하는 것이 녹록지 않고, 또 야권 내부적으로 인물난도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정당 지지율은 높아질 수 있겠지만 실제 표와 연결될지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라면서 "분열된 야당이 결국은 후보 단일화나 선거연대 형태로 가지 않은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면 여당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역대 선거를 보더라도, 정권 교체 1년 만에 치러지는 선거는 여당이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면서 "또, 야권에 인물 기근 현상이라고 할 정도로 인물이 없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중도 지향 정당의 탄생으로 무당파 등 중도층이라는 지지 토대는 분명히 마련될 것"이라면서 "통합을 반대하는 호남 중진들이 구세력으로 몰리는 상황이어서 호남 지지도 다시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하지만 "선거 승리 여부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과 반비례 관계일 수밖에 없어 높은 대통령 지지도가 유지되면 승리는 힘들지 않겠나 생각한다"면서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중도층을 투표율 55∼60% 안팎인 지방선거에서 어떻게 투표로 끌어내느냐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