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일 새해 첫 산업현장 방문지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선택한 것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조선사를 격려하고, ‘신(新)북방정책’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라는 게 청와대 참모진의 설명이다. 옥포조선소는 북극항로 취항 예정인 쇄빙선을 건조하고 있다. 북극항로는 아시아·유럽 간 운송 기간을 종전보다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최단항로로, 문 대통령이 철도 가스 등과 함께 동북아와 러시아 등 유라시아 지역 간 경제 협력을 골자로 하는 신북방정책의 핵심 분야로 꼽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야말 5호선 후미 갑판에서 “우리는 개방통상국가의 길을 걸어왔고, 앞으로도 그 길로 나아가야 한다”며 “해양 강국의 비전은 포기할 수 없는 국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수년간 우리 조선산업은 수주 감소로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경험하고 있다”며 “하지만 저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가진 우리 조선산업의 저력을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힘든 시기만 잘 이겨낸다면 우리가 다시 조선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3월 안에 ‘조선업 혁신성장 방안’을 마련하는 등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친환경, 자율운항 기술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기자재 실증, 자율운항 핵심기술과 선박 개발을 지원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해운업, 금융, 기자재 협력업체의 ‘상생 생태계 조성’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쇄빙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으로 이동하며 방명록에 ‘일어서라 한국조선! 해양강국 대한민국!’이라고 적었다.

문 대통령의 옥포조선소 방문으로 이 조선소와 문 대통령,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 간의 ‘인연’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옥포조선소는 1987년 변호사였던 노 전 대통령이 노사분규에 관여한 곳이다. 이 사건으로 노 전 대통령은 구속됐고, 문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 변호인으로 나섰다. 온라인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구속을 소재로 한 영화 ‘변호인’이 언급되며 ‘변호인의 변호인이 대통령이 돼 돌아왔다’는 이야기가 오고 갔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