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류석춘 혁신위원장 "한국당, 우클릭 혁신이 살 길… 시장경제·안보 포기해선 안된다"
류석춘 전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사진)은 2일 “보수 혁신은 보수의 가치를 바로세우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좌클릭이 아니라 우클릭 혁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우파의 혁신이라고 하면 경제민주화 등 좌클릭을 주로 얘기했지만 시장경제와 국가 안보라는 보수의 가치를 포기해선 안 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류 교수는 지난달 혁신위 활동을 끝내고 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합류했다. 한국당은 류 교수가 이끈 1기 혁신위에 이어 김용태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2기 혁신위를 출범시켰다.

류 교수는 보수 정당이 좌파적 정책을 내놓으면 국민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환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왼쪽으로 가면 국민이 지지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좌클릭이 능사는 아니다”며 “우클릭 혁신을 통해 국민 지지를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보수의 핵심 가치를 ‘부국강병’으로 요약했다. 그는 “부자만 잘사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의 생활도 나아지도록 하는 것이 부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승만 전 대통령이 농지개혁을 해서 농민이 토지를 소유하게 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농촌 과잉인구를 도시 근로자로 끌어들여 중산층으로 올라서게 한 것이 부국의 사례”라고 말했다.

류 교수는 “젊은 층 지지를 받으려고 좌파 정책을 수용하는 것은 나라를 올바로 이끄는 방향이 아니다”며 “세계적으로도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등이 모두 우파적 개혁을 통해 경제를 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경제가 자칫 기득권을 옹호하는 논리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에도 “시장경제는 부자와 대기업만이 아니라 서민도 잘살게 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류 교수는 혁신위 활동에서 가장 어려웠던 일로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을 꼽았다. 그는 “나도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집회에 나간 사람이고 뇌물죄 혐의 등이 유죄가 입증될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국정 최종 책임자로서 잘못한 일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선 “학생운동하던 때 생각으로 정권을 운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류 교수는 “현 정부는 친중·반미 성향을 보이면서 일본과의 관계도 파탄을 내고 있다”며 “전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결정을 뒤집으려는 것도 아마추어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유승호/박종필 기자 usho@hankyung.com
사진=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