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내홍 증폭…"의장 사회권 교체검토" vs "전대 성립 안돼"
반대파, 전국 돌며 반대운동…집단탈당 관측에는 "安대표가 나가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새해 벽두부터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박차를 가하자 호남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통합반대파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안 대표 측은 곧바로 전당대회준비위원회와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일사천리로 통합 절차를 밟겠다는 계획이지만, 반대파는 "현행 규정에 따르면 전당대회 자체가 성립하지 않을 것"이라며 "밀어붙이기식 통합추진을 중단하라"고 응수하고 나섰다.

특히 반대파 내부에서는 전당대회에 불참하는 방안부터 '필리버스터'(무제한 의사진행발언) 방식으로 반대토론을 벌여 전대 표결을 무산시키는 방안 등 다양한 전대 저지 투쟁방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찬성파 진영에서는 안 대표의 통합 의지가 확고한 상황에서 반대파가 현실적으로 전대를 중단시킬 만한 뾰족한 방법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자신하는 분위기다.
안철수 "가즈아!" 통합 속도전… 반대파 "필리버스터로 저지"
실제 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중앙당 시무식에서는 통합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안 대표의 의지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안 대표는 인사말에서 "좌고우면하지 말고 혼연일체로 통합을 진행해야 한다"며 "당직자들이 중심을 잡고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건배 제의를 하면서 "요즘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용어가 있다.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처음 사용했다고 하는데, '가자'라는 말보다 더 강한 말이다"라며 "국민의당! 가즈아!('가자'를 늘려 쓴 말)"라고 외치기도 했다.

김관영 사무총장 역시 "통합의 길이 이렇게 험난할 줄은 미처 몰랐다.

새로운 개혁세력을 만드는 것이 정말 어렵다"며 "말 많은 사람들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자기들 입장을 얘기하지만, 우리는 우리를 지지해주는 분들을 믿고 묵묵히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규 의원은 통합반대파들의 반발에 대해 "법원에서도 아무 문제 없다고 확인해준 당원투표도 수용하지 못하겠다면 어쩌겠다는 것인가.

정상적인 정치에 반하는 이런 일은 결코 지지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또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의장인 이상돈 의원이 통합반대파인 만큼 전대 진행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반대파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다른 분을 의장 대행으로 지명하는 조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안철수 "가즈아!" 통합 속도전… 반대파 "필리버스터로 저지"
통합반대파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우선 이들은 전당대회에 대표당원 50%를 모으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점을 거론하면서 "전대 성립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며 여론전을 펴고 있다.

이상돈 의원을 대신할 전대 의장 대행을 내세워 전대를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도 "이는 절차를 무시하는 것으로, '날치기'가 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대 의장은 전대를 통해서만 선출할 수 있다.

지금 의장인 이 의원이 전대 개회 선언을 하고 난 뒤에야 새 의장을 뽑을 수 있는 것"이라며 "사회권을 넘기는 문제 역시 의장이 유고 중이거나 자발적으로 부의장에게 사회권을 넘길 때만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애초에 성립이 안 되는 전대"라며 "(안 대표 측이) 꾀를 내도 죽을 꾀를 낸다"고 비판했다.

전대가 강행될 경우에 대한 대책도 논의하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전대에서 '필리버스터' 방식으로 무제한 반대토론을 벌여 통합안에 대한 표결을 무산시키는 방안도 거론된다.

통합반대파 의원들로 구성된 '국민의당 지키기 운동본부' 대변인을 맡은 최경환 의원은 통화에서 "반대파는 물론 찬성파도 모두 무제한 토론을 하려고 하지 않겠나"라며 "현장이 극도로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운동본부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후 회의를 열어 이후의 투쟁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내부적으로는 전국을 돌며 통합 반대 및 전당대회 저지 여론전을 펴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다만 일각에서 거론되는 통합반대 의원들의 탈당설에 대해서는 일단 선을 긋는 분위기다.

운동본부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을 지키려는 의원들이 나갈 이유가 있나.

나가려면 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 안 대표 측이 나가야 한다"며 "최근 보도가 된 별도 전당대회 역시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방향이 잡혔다"고 설명했다.
안철수 "가즈아!" 통합 속도전… 반대파 "필리버스터로 저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