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외교부 부당지시한 근거 없어…자료삭제 책임자는 명퇴"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이 코리아에이드 사업계획 자료에서 청와대와 미르재단이 개입했다는 기록을 삭제한 뒤 국회의원실에 제출하고, 정보공개도 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하지만, 감사원은 외교부가 기록을 삭제하도록 부당지시한 근거가 없어 직권남용 의혹에 대해서는 종결 처리했고, 코이카에 대해서는 삭제 책임자가 명예퇴직해 주의만 요구했다.

감사원은 이러한 내용을 포함해 '코리아에이드 정보공개 업무처리 등 관련 공익감사' 보고서를 27일 내놓았다.
"코이카, 코리아에이드 사업계획 자료서 靑·미르 삭제"

참여연대는 올해 4월 "코리아에이드에 최순실이 개입했으나 외교부와 코이카가 이를 묵인·은폐했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코리아에이드는 작년 5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아프리카 3개국 순방에 맞춰 출범한 한국형 공적개발원조(ODA)사업으로, 차량을 활용해 음식(K-Meal), 의료(K-Medic), 문화(K-Culture)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감사결과 코이카 단장 A는 작년 10월 28일 "코리아에이드 사업계획 관련 내부결재 공문 및 첨부자료'를 달라는 국회의원실 자료제출 요구를 전달받은 뒤 '외부논란 방지'를 내세워 관련 자료를 추진상황에 맞게 정리해서 제출하라고 팀장 등에 지시했다.
"코이카, 코리아에이드 사업계획 자료서 靑·미르 삭제"

이에 따라 국회에 제출한 코리아에이드 사업계획 자료는 당초 자료에서 정책조정(청와대, 외교부, 미르재단 등), 정책수립-국가간 협의, 사업집행 부분이 삭제됐다.

또, 분야별 추진계획 중 ▲음식분야의 쌀가공식품·한식 관련 내용▲문화분야의 태권도 등 한류스포츠 내용▲보건+음식+문화 분야별 투입인력안 등이 삭제됐다.

단장 A는 참여연대가 작년 11월2일 코리아에이드 사업추진계획서 정보공개를 청구하자 앞서 국회에 제출한 자료와 동일한 자료를 공개하도록 했다.

감사원은 "정보공개 청구인에게 공개된 정보가 당초 청구된 정보와 그 내용이 일치하지 않게 되는 등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한 정보공개법의 취지에 맞지 않게 됐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국회 자료제출 및 정보공개 업무 부적정 처리의 책임자인 단장 A가 올해 6월15일 명예퇴직했기에 문책요구를 하지 않았고, 자료를 작성한 팀장과 대리는 A의 판단과 지시를 단순히 따랐기에 책임을 묻기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외교부의 직권남용도 확인되지 않았다.

감사원은 코이카 이사장에게 "앞으로 국회에 자료를 제출하거나 공개 결정한 정보를 공개할 때 자료 내용을 임의로 삭제·수정해 제출 또는 공개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고, 관련자에게는 주의를 촉구하라"고 요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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