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만한 원화 강세 지속…달러당 1,050∼1,120원 전망
"신흥국 금융불안 전염되지 않도록 수출다변화 노력 필요"


정책팀 = 국내 주요 경제연구기관장 중 대다수는 내년 미국이 금리를 3회 정도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금리 상승에 따른 급격한 자본 이탈 등 금융위기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수출다변화, 통화스와프 확대 등을 통해 대내외 불확실성을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8 경제전망] 미국 금리인상 3회… 금융 불안 가능성은 낮아
25일 연합뉴스가 국내 6개 경제연구기관장을 상대로 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구기관장들은 올해 미국이 최소 2차례 이상, 최대 100bp(1bp=0.01%p)까지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유병규 산업연구원 원장,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 등이 참여했다.

내년 미국 금리인상 횟수는 6개 기관장 중 4명(유병규·송원근·이동근·신성환)이 3차례 인상을 전망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신성환 원장은 "미국 연준은 성장 및 인플레이션 불확실성 속에서도 3회 전망을 꾸준히 유지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2차례 인상을 전망한 기관장은 1명(현정택)이었고 나머지 1명(김준경)은 1년간 50∼100bp 수준으로 인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였다.

이동근 원장은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하면서 국내로 달러 유입이 늘고 있다"며 "소득주도 성장을 추진하는 현 정부의 정책상 원화 강세는 어느 정도 용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원화 강세는 완만한 모습을 보이면서 내년에는 1,050원에서 1,120원 수준을 맴돌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국내경기가 회복되면서 환율의 하방 압력은 계속되겠지만 북미 긴장 상황 등이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해 급격한 환율 하락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신성환 원장은 "세계 주요지역의 경기 회복세로 원화 강세 흐름이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연준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감소 폭 확대 등 영향이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병규 원장은 "환율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그간 환율의 과도한 하락과 대미 무역수지 흑자 폭 축소 등은 원화 약세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8 경제전망] 미국 금리인상 3회… 금융 불안 가능성은 낮아
내년 미국 등 글로벌 양적 완화 축소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 우려에 대해서는 상당수가 불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자본이동이 확대되면서 외환시장이 일시적으로 교란될 수는 있지만 우리나라의 건전한 외환 건전성에 비춰보면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김준경 원장은 "우리 경제의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지속하고 있고 거시·외환 건전성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정책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정도의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성환 원장은 "우리나라는 각종 규제 도입, 외환보유고 확충 등 대외건전성 강화 노력을 충실히 해왔다"며 "현시점에서 글로벌 양적 완화 축소에 의한 외환시장 불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송원근 부원장은 "선진국의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가 신흥국으로부터의 대규모 자본 유출을 촉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2018 경제전망] 미국 금리인상 3회… 금융 불안 가능성은 낮아
다만 신흥국의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기관장은 신흥국의 경제가 불안해지면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수출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병규 원장은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에 구조적으로 취약한 신흥국의 위기가 우리 경제에 전염되지 않도록 수출시장 다변화,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정택 원장과 이동근 원장은 각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해외시장 확보, 수출시장 다변화를 우리가 중점을 두고 준비해야 할 정책으로 꼽았다.

신성환 원장은 통화스와프를 확대해 외화 유동성의 안전망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고, 김준경 원장은 구조개혁을 통해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