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국정원·검찰 등 권력기관도 성역없이 감사"
최재형 감사원장 후보자(사진)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국가정보원에 대한 감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검찰 같은 권력기관에 대해서도 성역 없는 감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그동안 감사원이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최 후보자는 ‘국정원에 대한 감사는 2004년 김선일 피랍 사건 이후 한 번도 없었다’는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감사원이 국정원에 대해 상당히 오랫동안 감사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답했다. 이어 “국정원 전체 예산을 특수활동비로 편성하는 것에 대해 근본적인 재검토를 하고 정말 공개하기 어려운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국정원의 비용은 감사원이 회계 감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지난 정부 4대강, 세월호 감사에 대해 코드 감사 논란이 있다’는 금 의원의 문제 제기에 “대개 정권 교체기 전후에 이전 정부의 중요 사항을 감사했고, 감사 결과는 새 정부의 태도에 부합했다”며 “이런 문제 때문에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에 많은 논란이 있는 것을 잘 안다”고 했다.

그는 4대강 및 KBS 감사에 대한 비판이 나온 것과 관련, “종전의 4대강 사업은 진행 결과에 따라 부분적으로 감사했지만 (이번 감사에선) 사업 계획 수립부터 성과까지 전반적으로 감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이 “(KBS 이사진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감사원이 나서서 들여다보는 것은 정치적 감사”라고 하자, 최 후보자는 “깊이 유념해 취임한다면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답변했다.

최 후보자는 이날 감사원이 청와대로부터 정치적 중립성을 지킬 수 있는 해법도 제시했다. 그는 감사위원 제청권 행사와 관련, “청와대로부터 특정 인물의 제청을 요구받더라도 과연 그 인물이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 의지가 있는 분인지 검토해 적임자를 제청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감사원 직원의 청와대 파견근무에 대해선 “만일 제도에 문제점이 있고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는 감사원의 대통령 수시보고 제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대통령이 향후 이뤄질 감사 결과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며 “이런 제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불식하도록 제도의 투명성을 더 강화하고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특위는 이날 최 후보자의 심사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여야는 최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22일 본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