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 규모 40배 이상 비약적 발전…북핵 대응 공조도 강화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 모델로"
[한·베트남 수교 25주년] 전쟁 앙금털고 新남방정책 '날개'로

한국과 베트남이 오는 22일로 수교 25주년을 맞는다.

수교 이후 지난 사반세기 동안 양국 관계는 경제를 비롯한 전 분야에 걸쳐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1960∼1970년대 한국의 베트남전 파병으로 한때 총부리를 겨눠야 했던 과거를 극복하고 이제 양국은 가장 중요한 경제 파트너이자 친구가 된 것이다.

1992년 12월 22일 외교관계를 수립한 양국은 2001년 9월 르엉 베트남 주석 방한 당시 '한·베트남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 공동 선언을 발표했다.

이는 양국 관계를 기존의 경제 위주에서 탈피해 정치·군사·문화·예술 등 분야로도 확대해 나가자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이후 2009년 10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때 양국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격상을 발표했다.

그동안 양국 경제 교류는 점차 확대돼 교역 규모는 수교 이래 40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2016년 기준 양국 간 교역액은 451억 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올해는 600억 달러에 가까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 한국의 대(對) 베트남 누적 투자액은 558억 달러에 달하며 2014년부터 한국은 베트남 제1의 투자국이 되었다.

한국은 베트남의 3대 교역국이자 제1의 투자국으로, 베트남은 한국의 4대 교역·투자 대상국으로 부상해 양국은 서로의 대외 경제 전략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한 축을 형성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내년 초 개원할 예정인 V-KIST(베트남-한국과학기술연구원) 설립 사업처럼 한국의 성공의 역사를 배우려는 베트남과의 협력도 심화했다.

실제 베트남은 한국 ODA(공적개발원조) 사업 지원의 최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베트남 수교 25주년] 전쟁 앙금털고 新남방정책 '날개'로

베트남 20개 대학의 한국어과 교수진은 180여명, 학생은 5천명에 달한다는 통계 수치가 보여주듯 '소프트파워' 분야 교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아울러 베트남은 전통적인 우방이었던 북한에 대한 제재에도 적극 협력하는 등 정무적인 분야에서도 한국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와 역내 평화·안정, 대화를 통한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지지하며 한국과 뜻을 함께하는 베트남은, 북한과의 교류·협력은 최소한으로 제한하면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수교 25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양국 관계는 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함께 새로운 도약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베트남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신(新)남방정책의 핵심 국가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해상전략으로서 신남방정책을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는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의 수요에 기반한 실질 협력 강화를 국정과제로 삼고 있다.

문 대통령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아세안 특사로 3국(필리핀·인도네시아·베트남)에 파견한 것이나, 2022년까지 양측의 협력 관계를 한반도 주변 4강(强)과 유사한 수준으로 격상시켜 나가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지난달 발표한 것도 연속선상에 있다.

이런 상황에 베트남은 한국과의 교역액을 기준으로 아세안 10개국 총계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아세안과의 협력 강화를 논할 때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수밖에 없다.

인적, 문화적 교류의 역사가 깊다는 것 또한 양국 관계 발전의 토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베트남을 방문해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올해 수교 25주년을 맞는 베트남과의 관계를 한층 강화해 나가길 희망했고, 이에 쩐 주석은 한국 정부의 아세안 중시 입장을 높이 평가하면서 한국의 미래공동체 구상의 실현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제 양국은 2020년까지 교역 1천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는 단계다.

다른 한편으로, 한국과 베트남의 협력 강화는 아픈 과거사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협력하는 양자 관계의 하나의 모범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기간인 지난달 11일 베트남 호찌민 시에서 열린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 행사의 영상축전을 통해 "한국은 베트남에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언급은 베트남전 파병으로 총부리를 겨눠야 했던 과거를 지칭한 것으로 해석됐다.

한국의 국립외교원에 해당하는 베트남 외교아카데미의 또 아잉 뚜언 대외정책전략연구소 부소장은 최근 베트남을 방문한 한국 취재진에 양국 관계에 대해 "과거의 일은 과거의 일일 뿐"이라며 "양국이 미래를 위해서 같이 나아가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동남아 국가들과의 경제협력 강화, 외교 다변화를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국가의 하나가 베트남"이라며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국제적 모델이 될 수 있는 관계가 한국과 베트남의 양자관계"라고 평가했다.

배긍찬 국립외교원 교수는 "'사람 중심'의 신남방정책 차원에서 동남아 사람들의 마음을 얻으려면 정치경제적 차원의 하드웨어적 접근보다 사회문화적 차원의 소프트웨어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한국만이 갖는 매력을 찾아 동남아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이는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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