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동기 전국 26개 농가 고병원성 확진, 대규모 살처분
올해 고창 오리농장 한 곳…'철저한 예방으로 확산 막아'
'전방위 AI 차단 방역 주효?' 살처분 38만3000→1만2000마리
지난해 빠른 속도로 전국 농가를 뒤덮은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올해는 더딘 모습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안심하기는 이르다'면서도 농가와 철새도래지 통제 등 신속한 차단방역이 큰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전국 야생조류 분변 등에서 AI 항원 44건이 검출돼 정밀검사를 진행했다.

이 중 3건은 고병원성 AI(H5N6)가 확진됐고 30건은 저병원성으로 판명됐다.

나머지 11건은 음성판정이 나왔다.

전국적으로 지난달 19일 전북 고창 농가에서 육용 오리 1만2천300마리가 살처분 된 것을 제외하고 농가 발병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지난달 13일 전남 순천만, 지난달 21일과 27일 제주지역 야생조류 분변에서 검출된 고병원성 AI도 이날까지 주변 농가로 번지지 않은 것으로 방역 당국은 파악했다.
'전방위 AI 차단 방역 주효?' 살처분 38만3000→1만2000마리
해마다 겨울이면 수십만 닭과 오리가 흙구덩이에 파묻힌 것과는 사뭇 다른 장면이다.

지난해는 최초 발병일인 11월 중순부터 12월 5일까지 가금류 사육농가 26곳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됐다.

충북 10곳, 경기 7곳, 충남 3곳, 전남 4곳, 전북 1곳 등 전국 곳곳에 AI가 창궐했다.

방역 당국은 이 기간 닭과 오리, 메추리 등 38만3천 마리를 매몰하는 예방적 살처분을 진행했다.

닭과 오리에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들끓으면서 지자체 공무원 등은 농가에 투입돼 연일 얼어붙은 땅을 파느라 사투를 벌였다.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AI가 발병,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살처분이 예상됐으나 정부와 지자체의 기민한 대처로 고비를 넘기는 모양새다.
'전방위 AI 차단 방역 주효?' 살처분 38만3000→1만2000마리
농식품부는 방역관리가 취약한 전통시장과 가든형 음식점에 대한 '가금류 이동승인서' 보존 여부 등을 확인하고 철새도래지 통제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병원성 AI가 확진된 고창과 순천, 제주 등은 농가에 전담 공무원을 배치하는 등 철저한 차단방역에 나서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그동안 AI로 농가가 큰 피해를 본 점을 고려해 여름부터 방역대책을 미리 수립하고 출하 전 축산물에 대한 검역을 강화했다"며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지만, 지자체 협조로 차단방역이 잘 이뤄지고 있어 전년보다 피해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