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예산안 기싸움 팽팽…법정기한 준수 난망
여야 원내대표는 27일 예산안 처리를 놓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이 문재인 정부의 공무원 증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지원대책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예산안의 법정기한 내 처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의장-3당 원내대표 정례회동에서 "예산안 통과 법정 시한이 다가오니까 조바심이 든다. 어떻게 해서든지 예산안을 법정 시한 내 꼭 처리 했으면 좋겠다"며 "저도 세입 예산안 부수법안 지정 등 예산안이 제 때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주거급여예산, 아동수당, 치매 관리 구축예산 등 서민들을 위해 꼭 필요한 예산들이 굉장히 많이 보류됐다. 문재인 정부 1기 예산은 국민의 여망과 요구가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야당에서 잘 살펴주시길 바란다"며 예산안의 신속한 처리 및 야당의 대승적 협조를 요구했다.

이에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올해 예산 감액 수준이 예년에 비해 현저히 작다는 점을 지적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 원내대표는 "현재 예산안 중 보류된 것이 25조원에 달하는데, 삭감한 예산은 불과 5400억원이다. 과연 이래가지고 12월 2일 통과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며 "여당에서 철밥통 공무원 늘리기, 최저임금을 국민의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이런 행태를 그대로 가지고 가겠다고 한다면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예산안의 법정기한 내 통과 여부는 여당이 이 문제를 얼마나 야당 주장에 공감을 표해주는지에 달려 있다고 본다"며 여당의 양보를 촉구했다.

여당이 문재인 정부 1기 예산에 대승적으로 협조해달라고 한 데에 대해서는"엉뚱한 예산이 포함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 1기 예산이기 때문에 넘어가줬으면 좋겠다고 하는 것은 국회가 제 직능을 포기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예산원칙과 국민 눈높이, 일반 상식 등에 어긋나는 예산은 삭감을 요구할테고 이를 여당이 진정성 있게 검토해 예산안이 법정기한 내 통과될 수 있도록 여야 타협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예산안 심사와 관련, 지금까지 감액 합의한 것은 5400억 뿐이다. 예년 같으면 감액 규모가 5조원에 달했을텐데 이 모든 것이 민주당과 정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그는 "우리당은 공무원 증원이나 일자리 안정자금 3조원의 부당성을 이야기 하며 여러가지 제안을 제시했지만 여당에서 어떤 답도 듣지 못했다"며 " 결국 정부여당의 책임 때문에 예산안 법정기한 준수가 어렵지 않나 하는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여야 3당은 이날 오후 각당 정책위원회 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로 구성된 '2+2+2 회당'을 통해 본격적인 예산안 협상에 들어간다. 동시에 국회 예산결산위원회는 소소위를 열어 172개 보류 사업 관련 예산에 대한 세부 조정을 진행한다.

김소현 기자 k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