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규제프리존법 대안 모색 제동걸리나… 청와대 일각 "실익없다"

지난 17일 당정청서 반대의견 표출…당 관계자 "정식 안건 아니었다"

청와대가 최근 열린 비공개 당정청 회의에서 덩어리 규제 해제를 골자로 하는 '규제프리존특별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회의 규제프리존특별법 논의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 그동안 정책위원회를 중심으로 혁신성장의 원활한 추진과 야당과의 정책 공조 등을 위해 대안을 모색하면서 국회에서 규제프리존특별법이 처리될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당정청 회동을 거치면서 이런 움직임에 급제동이 걸리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청와대는 지난 17일 열린 비공개 당정청 회의에서 규제프리존특별법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기조에 맞지 않고 정책적으로도 실효가 없다는 의견을 제기했다고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가 20일 전했다.

구체적으로 청와대 참석자들은 "규제프리존특별법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이나 철학과 맞는 것도 아니다.

실익이 있으면 고민할 텐데 효과도 매우 미진하고 예측도 잘 안 된다"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정청 회의에 당에서는 김태년 정책위의장과 박광온 제3정조위원장,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청와대에서는 홍장표 경제수석과 김수현 사회수석, 정태호 정책기획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정책적으로 볼 때 '규제프리존특별법은 아니다'라는 청와대의 입장을 들었다"면서 "규제프리존특별법과 관련해서는 원래의 반대 당론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지역별 전략산업을 키우기 위해 규제를 한꺼번에 풀어주는 규제프리존 특별법은 박근혜 정부에서 주요 법안으로 추진했으나 민주당은 대기업에 특혜를 주는 악법이라는 이유로 반대해왔다.

그러나 보수야당뿐 아니라 국회 운영의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의당 역시 규제프리존특별법 처리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민주당은 대안을 모색해 처리하는 방안을 고민해왔다.

실제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와 조우해 규제프리존특별법과 서비스발전기본법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당시 국민의당은 회동 브리핑을 통해 김 원내대표와 김 정책위의장이 규제프리존특별법 등을 적극 추진키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정책위의장은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뒤 "규제프리존특별법이 다른 법의 우위에 있기 때문에 생명, 환경, 안전에 문제가 없나를 하나하나 살펴야 하는데 그 범위에 대해 국민의당과 인식을 대체로 같이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당정청 회의에서 규제프리존특별법 자체에 대한 청와대의 부정적 입장이 재확인되면서 규제프리존특별법의 동력은 급속히 떨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민주당 내에서는 규제프리존특별법에 대한 대안이 아니라 지역별 전략산업 육성에 필요한 개별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는 "당시 당정청 회의에서 규제프리존특별법은 정식 논의 안건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고, 다른 당 관계자는 "당정청 내에서도 반대의견이 많지만, 입법은 국회 소관이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모두 요구하니 무조건 이것을 반대한다고만 할 수 있는 상황이 못 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