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북한, ICBM 재진입 기술 한계 봉착”
미국 전문가들 “정치적 이유로 도발 중단”


북한이 60일 넘게 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고 있는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의 핵심인 대기권 재진입 단계를 못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미국 및 중국과 물밑 조율 중이라는 정치적 해석도 있다.

북한은 올들어 15차례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다 지난 9월 15일 일본 상공을 가로지르는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뒤 60일 이상 미사일 도발을 멈춘 상태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16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최근까지 미사일 엔진 실험을 수차례 진행했으나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지 못해 ICBM을 완성하지 못한 단계”라고 보고했다고 한 정보위원이 전했다. ICBM은 일단 대기권 밖으로 나간 뒤 다시 대기권 안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북한이 이 기술을 완성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는 얘기다.

국정원은 최근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한동안 멈춘 이유로 전방위적 제재와 압박 때문에 경제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고, 김정은 체제에 들어서면서 미사일 시험발사를 빈번하게 추진해 재정적 여력이 부족해진 점을 거론했다.

미국은 정치적 배경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미국의 유력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조너선 폴락 선임연구원은 16일(현지시간) 미 일간 USA투데이에 “북한이 미사일을 쏘지 않는 이유는 기술적인 것일 수도 있고, 정치적인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정은은 유사시 북한을 전멸시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켜보려고 냉각기를 갖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미 대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우리 측 6자회담 수석 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7일 제주에서 한-유엔 군축비확산회의에 참석해 북핵 문제에 대해 논의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9일(현지시간) 윤 특별대표가 미국외교협의회(CFR) 강연에서 북한이 핵 및 미사일 실험을 60일간 중단하면 미국은 이를 직접 대화를 위한 신호로 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