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베트남 다낭에서 만난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지난달 양국 간 관계 개선 협의문 발표에 따른 후속 조치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해제에 따른 경제 관계 회복 방안과 북한 핵·미사일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중 당국은 10일 다낭에서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 공식 일정을 확정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했다. 두 정상이 만나는 것은 지난 7월 독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달 양국 정부가 사드 문제로 얼어붙었던 관계를 해결하기로 협의한 뒤 두 정상이 만나 이번 정상회담이 더욱 주목된다. 한국은 중국에 사드 추가 배치,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 편입, 한·미·일 군사동맹 등의 원칙적 불가를 의미하는 ‘3불(不)’을 약속했고, 중국은 한국에 조속한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할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사드 이전 수준의 경제 협력 관계를 회복하는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될지 주목된다. 당시 중국 진출 국내 기업들은 사드 보복 재발 방지 약속과 구체적 피해 회복 방안이 나오지 않아 아쉬워했다. 문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서 의미있는 약속을 이끌어낼지도 관심사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방한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시 주석이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안보 및 북핵 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양국 협의문으로 사드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봉합된 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사드 관련 의제가 테이블에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일본을 시작으로 한국과 중국을 차례로 방문한 뒤 10일 다낭으로 이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중·일 순방에서 최고 의제는 북핵이었다. 새로운 북핵 해법이 나오지는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돌출 발언이나 자극적 언사를 자제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수위는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USA투데이는 9일(현지시간) “이번 한·중·일 순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가급적 충돌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며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충돌도 가까운 시일 내에는 가능성이 작다”고 전망했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적 실리를 챙기는 데 주력했다는 분석이다.

다낭=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