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천·정문헌 '연기 가능성' 언급…전대 무산 가능성은 없어
'통합·연대' 쟁점 부상…'반쪽 전대'로 컨벤션 효과 약할 듯
바른정당 당권경쟁 스타트… '전대 연기론' 변수 촉각
바른정당 새 지도부를 뽑는 '11·13 전당대회'(당원대표자회의)가 3일 후보 토론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에 돌입하는 가운데 일부 후보자가 전대 연기론에 동조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분당 위기의 타개책으로 급부상한 전대 연기론에 경선 출마 당사자가 호응하는 듯한 모습이어서 일각에선 전대 일정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운천 후보는 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새 지도부를 선출해서 정식으로 당대 당 통합 논의를 하는 게 맞다"면서도 "당이 깨진다면 전대를 연기하는 차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문헌 후보도 통화에서 "일단 전대를 예정대로 치르는 게 순리"라면서도 "전대 연기에 이은 통합 전당대회 가능성이 다각도로 현실화한다면 고민해 볼 수 있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다만, 두 후보 모두 경선 도중 하차하겠다는 입장은 아닌 만큼 '11·13 전대'는 후보 이탈 없이 6파전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게 대다수 관측이다.

출마자 6인 가운데 유승민 후보와 하태경, 박인숙 후보는 이날 통화에서 각각 "전대 연기는 불가능하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박유근 후보는 측근에 '경선 완주'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헌 당규상 후보자 일부의 중도하차로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이 불가능할 경우 상임당원대표자 회의를 통해 추가로 뽑으면 된다"며 "도중 사퇴로 전당대회가 무산될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출마자들은 3일 당이 주관하는 1차 경선 토론회를 시작으로 치열한 경쟁에 돌입한다.

5일에는 자강파와 통합파간 '담판 의총'에 앞서 2차 경선토론을 벌이고 6일에는 지상파 TV토론도 예정돼 있다.

이후 선거인단 문자투표(9~10일)와 여론조사(10~11일)를 거쳐 12일 당 대표와 최고위원 3명이 최종 선출된다.

당 창업주이자 최대 주주인 유승민 후보의 대표 당선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당헌·당규상 여성 출마자인 박인숙 후보는 자동으로 최고위원직에 오르게 된다.

따라서 남은 최고위원직 두 자리를 놓고 후보 4명의 불꽃 튀는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은 보수통합을 비롯한 야권 정계개편이 최대 이슈가 될 가능성이 큰 만큼 후보자들은 야권의 통합·연대를 주제로 날카로운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후보자 모두 자강파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보수통합의 구체적 시기나 방식, 대상 등 각론에서는 이견을 보이는 게 사실이다.

당에서는 대선후보를 지낸 유 의원이 후보로 나선 만큼 이번 경선에서 컨벤션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당 지지율 회복도 내심 바랐으나 기대감은 많이 줄어든 상황이다.

이혜훈 전 대표의 낙마로 인한 조기 전대가 마침 보수통합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사실상 자강파들만의 반쪽짜리 이벤트로 전락해서다.

실제로 KBS 측에서는 바른정당이 탈당 사태로 교섭단체 구성이 깨지면 TV토론회를 중계하지 않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교섭단체의 전당대회 토론 중계를 한 전례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한국당 지도부의 박근혜 전 대통령 제명 시도(3일), 당 진로와 관련한 의원총회(5일), 통합파 의원들의 집단탈당(6일) 가능성 등 분당 여부를 결정지을 중요한 이벤트가 줄줄이 예고됐다는 점도 악재다.

당 관계자는 "1차 토론회를 신촌의 카페에서 진행하는 등 최대한 여론의 관심을 끌려고 노력했지만 얼마나 성과가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