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31일 국정감사에서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건설재개 및 원전 축소' 권고를 계기로 불이 붙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여당은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을 문제 삼으며 탈원전 정책의 정당성을 강조한 반면 자유한국당은 정부가 민심을 왜곡해 공론화위의 결론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했다고 비판했다.
[국감현장]"원전 축소해야" vs "축소 안돼"… 여야 탈원전 충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원자력 발전 위험성에 대한 당국의 관리·감독이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용환 원자력안전위원장의 사퇴와 '원안위 해체'까지도 촉구했다.

김성수 의원은 "원안위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전문성을 무기로 한국수력원자력과 민간기업을 관리·감독해야 하는데 현실은 반대로 간다"면서 "원안위 위에 한수원이 있고, 그 위에 두산중공업 같은 민간기업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런 구조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 져야 할 것"이라며 "현재의 원안위원장을 교체하는 게 원자력 규제 당국 신뢰 회복의 첫 번째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민 의원은 아예 원안위 해체를 촉구했다.

그는 "(일본 후쿠시마 사태 이후) 원자력 안전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 전전긍긍하며 출범했던 원안위가 그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면서 "제 생각으로는 아예 해체하고 다른 기구로 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원안위가 한빛원전의 안전성 논란에도 '방사능 노출 문제로 연결될 가능성은 작다'는 의견을 낸 데 대해 "그따위 자세를 하고 있으니 오히려 불신과 갈등을 증폭시킨 것"이라며 "원안위 해체 수준의 극단적 처방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정부가 신고리 5·6호기 공사 재개를 권고한 공론화위의 결론에서 탈원전 정책의 정당성을 찾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날을 세웠다.

민경욱 의원은 "대통령은 (공론화위 발표에 반영된)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권고를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하면서도 민의를 빌미로 국민을 오도하는 것은 아닌지 분간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근느 공론화위에 대해서도 "상식적으로 (신고리 5·6호기) 재개를 결정한 집단이 탈원전 정책에는 긍정했다는 게 쉽게 납득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김정재 의원은 "(공론화위 발표 후) 이제 조금 걱정을 내려놓을까 했는데 걱정과 우려를 유발하는 월성 1호기 조기폐쇄 문제가 불거졌다"며 "안전성을 승인받았는데 폐쇄하라고 하다니 제2라운드가 시작된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대출 의원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월성 원자력 환경관리센터 착공식에서 '한국 원전은 세계 최고의 안정성을 자랑하고 있다'고 발언하는 동영상을 국감장에서 재생하면서 "노무현 정권 때는 안전했던 원전이 문재인 정권에서는 위험한 원전이 됐다"며 정부의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을 비판했다.

한편, 이날 한국당 의원들은 오후 방송통신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한 국감을 앞두고 가슴에 '공영방송'이라고 적힌 근조 리본을 단 채 국감에 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