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대표·우원식 원내대표 비롯해 일부 의원들 개별 참석할 듯
당 차원 참여나 행사는 자제…집권여당 위치 고려해 로키 대응
與, 촛불집회 1주년 대회에 자율참석 방침… 메시지는 내일 발표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8일 서울에서 열리는 촛불집회 1주년 대회에 자율참석 방침을 확정했다.

민주당은 전날 오후 내부 회의를 통해 이같이 결론을 내렸다고 복수의 당 관계자들이 2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당 핵심관계자는 "촛불집회 1주년 행사에 참석할지는 의원들의 개별적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면서 "당 차원에서 별도의 행사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자율참석 방침에도 불구,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현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적지 않은 의원들이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재선 의원은 "당 방침하고 상관없이 처음부터 집회에 나갈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촛불집회 1주년 대회를 앞두고 27일 최고위원회 모두발언 형식으로 '촛불 메시지'를 내기로 했다.

추 대표와 우 원내대표가 각각 촛불집회 1년의 의미를 평가하면서 적폐청산을 비롯한 앞으로의 각오를 밝히는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내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태가 해결되는 과정에서 촛불집회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면서 "촛불의 의미는 단순히 적폐청산에만 한정되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의 불공정·불평등을 해소하고 민생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촛불집회 1주년을 로키(Low key)로 대응하는 것은 지난해 촛불집회 때와 달리 지금은 집권여당이라는 위치를 고려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른 당 핵심관계자는 "이제는 촛불집회로 표출된 민심을 토대로 예산과 법안을 통해 제도적으로 적폐를 청산하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것이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이 여권의 적폐청산 드라이브에 대해 '정치보복'이라고 반발하는 상황에서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는 집권여당이 촛불집회에 전면적으로 참여할 경우 '광장 정치', '동원 정치'에 나선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민주당의 로키 행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같은 맥락에서 당 일각에서는 당 지도부의 경우 개별적인 참석도 하면 안 된다는 신중한 의견도 나온다.

한 당직자는 "촛불집회 1주년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여당답지가 않다"면서 "당 지도부는 불참하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촛불집회 1주년 행사가 광화문 외에 여의도에서 진행되는 등 지지자들이 나뉘는 것도 민주당 대응에 다소 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한 초선 의원은 "광화문과 여의도의 촛불행사가 요구하는 게 다르지 않으냐"면서 "단순히 촛불집회 1주년을 기념하는 자리면 얼마든 참석할 수 있으나 다른 정치적 요구가 나오면 참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