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 최선희 국장 두 차례나 러시아 보내며 대화 의지"

러시아 국제의회연맹(IPU) 총회 참석을 위해 정세균 국회의장과 함께 러시아를 방문 중인 송영길 의원은 러시아와 중국이 함께 제안한 북핵 문제의 평화적·단계적 해결 구상인 '로드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는 로드맵 검토가 시기상조라는 한국 정부 입장과는 차이가 나는 것이다.

러시아를 포함한 유라시아 지역 국가와의 교통·물류·에너지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통령 직속 기구인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 의원은 13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현지 한국특파원단과 연 별도 간담회에서 당일 이루어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면담 결과를 소개하며 이 같은 주장을 폈다.

송 위원장은 "라브로프 장관에게 현재 한국·미국 정부는 로드맵 구상에 대해 부정적이지만 이는 북미, 남북 간의 불신 때문이며, 만일 북한이 이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할 자세가 돼 있다면 한국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고 소개했다.

송 위원장은 "북한이 최선희 북아메리카 국장을 두 번이나 러시아에 보내는 것을 보면 대화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 정부도 전쟁 직전에 몰린 한반도 위기 상황 타개를 위해 러-중 로드맵에 기초한 북한과의 대화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국장은 지난달 말 러시아를 방문해 올레그 부르미스트로프 한반도 문제 담당 외무부 특임대사와 회담한 바 있으며, 이달 말 다시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핵 비확산 국제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송 위원장은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러시아를 방문했을 당시 라브로프 장관과 오찬 면담을 했으며 이때 라브로프가 북핵 문제 3단계 해결전략을 담은 로드맵을 자신에게 문서로 전달했고 이후 이를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전했다.

러-중 로드맵은 북한이 추가적인 핵·탄도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고 핵과 미사일의 비확산을 공약하면 한·미 양국도 연합훈련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1단계에서부터 한반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2단계를 거쳐 다자협정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지역 안보체제 등을 논의하는 3단계로 이행해 가는 단계별 구상을 담고 있다.

현재 한국과 미국 정부는 북한이 도발을 계속하면서 핵 포기 의사를 표시하지 않는 상황에서 로드맵 구상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도 앞서 11일 러시아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최대한의 압박과 제재, 도를 넘는 대조선 군사위협에 집착하고 있는 현 상황은 협상을 진행할 분위기가 아니다"며 로드맵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송영길 "러-중 제안 북핵 해결 단계적 구상 '로드맵' 검토해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