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협 "盧 개발 추진했지만 MB시절 뒤집혀…방치되다 현지 농민에 무상양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아르헨티나에 서울시 면적 3분의1에 해당하는 농지를 구입했지만 오랜 시간 방치되다 일부가 현지 농민에게 무상 양도되는 등 사실상 개발 사업 자체가 무산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9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1978년 박 전 대통령 시절 여의도의 79배, 서울시 면적의 3분의1 정도되는 땅을 아르헨티나에 구입했다"며 "농업이민을 추진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환경이 열악해 계속 관리비만 지출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아르헨티나 순방을 하며 농장 활용방안을 지시했고, 농어촌공사에서 이것을 개발하기로 결정을 해 놨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 계획 자체를 완전히 다시 뒤집어엎었다"면서 '노무현 흔적지우기' 일환으로 사업이 방치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2013년 박근혜 정부 들어 재외공관 국정감사 당시 왜 이것을 계속 방치하느냐는 지적이 있어서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다시 활용방안을 가지고 나서기 시작했다"며 "그런데 막상 활용하려 보니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들어와 농사를 짓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불법점유하는 땅을 떼서 현지인에게 무상 양도를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해외국유재산법에 따라 매각이나 양도를 할 때는 코이카 이사회 의결을 거쳐 외교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돼 있는데 이런 절차가 모두 생략된 채 무상양도 계약을 체결해 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코이카가 이 방안을 농어촌공사와 상의를 했는데 당시 공사 사장이 박근혜 대통령 후보 시절 농정공약을 총괄하던 '행복한 농어촌 추진단장'"이라며 "이 양반이 농업의 해외 시장 정책에 열정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무상양도 계약에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최순실씨가 인선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김인식 전 코이카 이사장 연루와 관련해선 "인선은 농장이 계약된 다음의 일"이라면서도 "최순실의 미르재단이 코이카의 코리아에이드 사업에 개입한 시기가 2015년 후반이고, 무상양도 계약 시점이 2015년 12월이어서 시기적으로 개입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kyung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