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연휴 중 사흘(10월 3~5일)간 고속도로 통행료는 면제된다. 고속도로 무료 개방은 2015년 광복절 전날과 지난해 5월 6일 임시공휴일에 이어 세 번째다. 이전에는 하루씩 시행했지만, 3일간 적용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휴 기간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를 제도화하는 방안은 정부뿐만 아니라 국회 차원에서도 논의 중이다. 다만 도로교통공사의 막대한 수입 감소를 보전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정부가 추산한 이번 추석 연휴 통행료 감면액은 450억원에 이른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등 16개 민자고속도로는 120억원의 통행료 수입 감소가 예상된다. 도로공사가 재정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450억원을 부담하고, 민자고속도로 손실분 120억원은 국가재정에서 부담한다. 민자고속도로는 일정 수익을 약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행료 면제의 경제학'… 내수경기 회복 효과
명절 통행료 면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문 대통령은 고속도로 ‘프리웨이’를 약속했지만, 정부는 도로공사 부채와 정부의 재정부담으로 즉각 추진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명절에만 적용하기로 수정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2일 명절 통행료 면제를 골자로 한 유료도로법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정부는 내년 설 연휴와 평창 올림픽 행사 기간(27일간) 면제도 고려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는 연휴 기간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는 법안이 계류 중이다. 이찬열 국민의당 의원이 발의한 ‘유료도로법 개정안’은 명절 연휴 등 교통 수요가 급증하는 날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면 유료도로를 이용하는 모든 차량에 통행료를 면제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시행할 경우 통행료 수입이 연평균 1475억원이 줄어든다고 국회예산정책처는 추정했다.

윤관석 민주당 의원은 명절 뿐만 아니라 여름 휴가 기간에도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는 ‘유료도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경우 통행료 감소액은 연평균 2448억으로 추산된다.

통행료 면제로 인한 손실보다 내수 진작 효과가 훨씬 더 크다는 주장도 나온다.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명절 때 돈 쓸 일이 많은 서민의 주머니 부담을 덜어주는 의미도 있다”며 “2015년 8월 14일 하루 동안 면제된 통행료는 141억원이지만 내수 진작 효과는 1조 4000억원에 달했다는 연구도 있다”고 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