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역사관 논란·아파트 분양권 다운계약서 등 심판대에
민주당 '철통 엄호' 포기 분위기…"역사관에 비판 쏟아져"
한국당 일각서 '우호적' 질의…장병완 "훈계하는 조로 답변" 지적
박성진 청문회… 야당 "자진사퇴" 압박, 여당도 "여론 안좋다" 냉랭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11일 진행한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예상대로 박 후보자의 뉴라이트 역사관 논란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 의원들은 뉴라이트 인사 세미나 초청, 아파트 분양권 다운계약서 작성 논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정책 질의보다는 역사관·도덕성 검증에 나서면서 박 후보자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자유한국당 이철우 의원은 아파트 분양권의 다운계약서 거래 등을 거론하며 "박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의 5대 원칙 가운데 언론에 난 것만 해도 3가지를 위배했다.

버티면 장관이 될 것으로 생각하느냐, 자진해서 사퇴할 용의는 없느냐"고 따져 물었다.

같은 당 정우택 의원도 "박 후보자를 보면 중소기업, 소상공인 경력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며 "중책을 맡을 자질이 있는지에 회의감이 든다"고 꼬집었다.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은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정기세미나와 포항공대 간담회 행사에 각각 뉴라이트의 이영훈 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와 '보수 논객' 변희재 씨를 초청한 것을 물고 늘어졌다.

이 의원은 "뉴라이트 대부란 사람을 박 후보자가 기계공학과 세미나에 두 번이나 초청했다"며 "촛불정국으로 태어난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을 해달라고 요청을 했을 때 이런 사관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거부를 못 하고 이 자리까지 나오게 됐느냐"고 꼬집었다.

박 후보자는 이에 "(두 사람을) 제가 연결한 것은 맞고 논란이 되는 부분에 대해서 사과를 드린다"면서도 "기본적으로 학교의 창업교육센터장이 모든 일정을 정하고 비용을 쓴 데 대해 전혀 관계가 없는 제가 책임을 제야 한다는 것은 약간 비약이 아닌가 한다"며 약간의 억울함도 호소했다.

이 의원은 이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박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도 문제 삼았다.

그는 "박 후보자가 제출한 법인카드 사용 내용을 보면 2013년 1월 6일 국내여비 명목에 강원랜드에서 60만 원을 지출한 것이 있고, 2016년에 여러 차례 기술정보활동비 명목으로 다양한 곱창집을 방문한 것이 있다.

어떤 목적으로 누구와 사용한 것인지 구체적인 사용 내용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야당 의원들은 박 후보자 지명을 문재인 정부의 '인사 실책'을 부각하는 기회로도 활용했다.

"문재인 정부가 '5대 비리' 인사를 임명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지금 막 하고 있다"(한국당 윤한홍 의원), "문재인 정부의 인사는 '내정남적'(내가하면 정의, 남이하면 적폐·한국당 김기선 의원) 등의 공세가 한국당을 중심으로 나왔다.

다만 한국당 일부 의원이 뉴라이트 역사관·독재 미화 논란에 휘말린 박 후보자에게 "참 올바른 역사관을 가졌다"(정유섭 의원)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거나 정책 질의에 주력하는 '이색적인' 장면도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야당의 파상공세 속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박 후보자를 적극 엄호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특히 박 후보자의 역사관에 대해서는 민주당 의원들도 문제 삼았다.

김경수 의원은 "정책·업무의 적합성을 높이 평가받아 지명이 됐을 텐데 역사관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가 역사적으로 어떤 시기에 들어섰고, 국민이 요구하는 시대에 맞는 요구가 무엇인지에 대해 분명한 인식을 하고 장관직에 임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문제 제기가 된다는 것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뉴라이트 인사 초청 논란과 관련해) 인사 추천이든 사람 추천이든 공적 활동은 본인 책임 하에서 하는 것이다"(이훈 의원), "총체적 여론이 지금 후보자에게 좋지 않다"(권칠승 의원)는 등의 비판 목소리도 쏟아냈다.

민주당 의원들은 오후 질의에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 대책, 청년 벤처사업 지원, 공유경제 시스템 등 정책 질의에 대체로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 후보자는 뉴라이트 역사관 논란 등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조목조목 반박하는 등 대체로 수세적인 자세를 취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장병완(국민의당) 위원장으로부터 '부적절한' 답변 태도라는 주의를 받기도 했다.

장 위원장은 "뉴라이트 사관 질의 과정에서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 중 한두 가지 사건으로 전체를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위원들을 훈계하는 조로 답변을 한다"며 "박 후보자에게 주의를 주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김동호 서혜림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