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장외투쟁은 야성 키우기 위한 것…결집된 힘 필요"
정우택 "언론장악하지 않고 협치 약속하면 국회 정상화 가능"
한국당 '투톱' 장외투쟁 미묘한 시각차… 복귀 놓고 갈등 가능성
자유한국당의 '투 톱'인 홍준표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가 MBC 김장겸 사장 체포영장 발부를 계기로 시작한 정기국회 보이콧을 놓고 미묘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오는 9일 대규모 장외집회를 앞두고 있어 현재로서는 두 사람이 단일대오를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국회 복귀의 명분을 놓고 엇박자가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6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문재인 정부가) 노영방송으로 가지 않겠다, 언론장악을 시도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의사표시가 있어야 한다"며 "이것을 재천명하고 이행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회 복귀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정부가 국정운영 방식과 관련해 동반자의 입장에서 야당의 말에 귀 기울이고, 독주·독선에서 벗어나서 협치의 정신을 지키겠다고 천명하면 국회가 정상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국회 정상화의 조건을 내건 것이다.

한국당이 지난 2일 정기국회 보이콧을 선언한 이후 구체적으로 복귀 조건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한국당이 슬슬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두 가지에 대한 약속이 없는 한 국회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어려운 요구가 아니라 당연한 이야기인데 이행되지 않아 이해되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해주면 좋겠지만, 책임 있는 당국자나 여당이 약속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발언은 홍 대표의 기조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홍 대표는 지난 2일 정기국회 전면 보이콧을 결정한 이후 대여(對與) 강경투쟁을 주도하고 있다.

홍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장외투쟁을 하는 것은 야성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4년 반 동안 혹독한 겨울을 나기 위해 단련을 해야 하는 그런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수정하고 방송장악 음모를 중단할 수 있도록 결집된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지난 5일 의총에서는 "일각에서 원내투쟁이 옳지 않냐고 하는데 원내투쟁을 한들 들러리가 된다"며 "가열차게 방송장악과 대북정책 수정 등 두 가지를 목표로 장외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장외투쟁을 바라보는 투 톱의 시각에 온도차가 느껴지면서 향후 국회 복귀시점과 명분을 놓고 서로 부딪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jesus786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