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엔 남북대표단 조우…北핵실험으로 이번엔 어려울듯
문 대통령 참석 러 동방경제포럼에 北도 대표단 파견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릴 제3차 동방경제포럼에 북한도 김영재 대외경제상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파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영재 대외경제상을 단장으로 하는 조선 정부 경제대표단이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진행되는 제3차 동방경제연단(동방경제포럼)-2017에 참가하기 위하여 4일 평양을 출발하였다"고 보도했다.

동방경제포럼은 러시아 정부가 극동지역 개발을 목적으로 투자 유치와 주변국과 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해 2015년부터 매년 열고 있는 회의다.

러시아와 북방열도문제가 걸려있는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매년 빠지지 않고 포럼에 모습을 보이고, 한국 정상으로서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을 내놓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처음 참석했다.

북한은 첫 회의가 열렸던 2015년에 대표단을 파견했고, 작년에는 포럼에 대표단을 보낼 것으로 예상됐으나 참석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당시 '기술적인 이유'로 불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경제대표단을 보내 북러간 경제협력사업을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동진정책에 따라 극동지역 개발에 무게를 실으면서 현지의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기 위해 북한 노동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왔다.

북한 입장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결의 2371호가 북한 노동력의 추가 송출과 지하자원 수출 금지 등을 명시한 상황에서 북러간 경제협력 가능성을 타진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동방경제포럼에는 문 대통령이 6일부터 참석하는 만큼 급은 다르지만, 남북한의 대표단이 함께하게 돼 눈길을 끈다.

러시아측은 그동안 공을 들여온 나진-하산 연결 철도를 매개로 한 남북러 3각협력사업에 관심이 많다.

북한을 관통하는 철도를 통한 물류사업뿐 아니라 파이프라인 건설을 통한 가스관 연결사업, 극동지역의 잉여전력을 남쪽에 송전하는 사업 등도 관심사다.

전문가 자격으로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현지에 가 있는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5일 "러시아 정부가 남북한에 격식을 갖춰 포럼 참석을 초청한 것으로 보인다"며 "러시아는 남-북-러 협력사업에 대한 동향을 파악도 하려는 생각이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남북 대표단의 조우 여부도 관심사다.

2015년 9월 첫 동방경제포럼 때는 회의에 참석한 남쪽의 윤상직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북측의 리용남 당시 대외경제상이 러시아 민속촌을 함께 둘러보는 등 30여 분간 일정을 함께 했다.

하지만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단행한 상황에서 이번에는 유의미한 조우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관측이 많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