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민이 3일 일본 도쿄 시내에서 북한의 6차 핵실험 보도에 나온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한 시민이 3일 일본 도쿄 시내에서 북한의 6차 핵실험 보도에 나온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거듭되면서 미국과 일본이 급속도로 밀착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북한의 6차 핵실험 강행과 관련, 3일 심야에 전화통화를 했다고 교도통신과 NHK가 전했다. 오후 11시께부터 10여분간 한 통화에서 미·일 정상은 북한의 폭거를 묵과할 수 없다는 데 견해가 일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통화 뒤 기자들에게 “국제사회가 북한에 전례 없이 강력한 압력을 가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실험 직전인 이날 오전에도 전화통화를 하고 북한 문제에 대한 결속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양국 정상 간 전화통화는 북한이 일본 홋카이도 상공을 통과하는 미사일을 발사한 지난달 29일과 30일에도 이뤄졌다. 1주일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미·일 정상이 4 차례 접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일본 언론의 분석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통화 뒤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문제의 최신 정세를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다시 협의했다”며 “북한이 일방적으로 도발 행동을 늘리고 있는 만큼 한·미·일 간 긴밀한 연대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어 “한·미·일이 확실하게 연대하면서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협력해 북한에 대한 압력을 높여야 한다”며 “그렇게 해서 북한의 정책을 변하게 해야 한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이 일치했다”고 했다. 북한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있고 이를 냉정하게 분석해 대응책을 협의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은 동맹국으로서 100% 일본과 함께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두 정상이 새로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채택을 위해 미·일이 협력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내용을 아베 총리에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두 정상이 북한에 대한 ‘최대한의 압력’을 구사하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이용해 한·미·일 3개국 간 의견 조정이 진행될 것에 기대를 나타냈다고도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기존 ‘친미 정책’을 더욱 강화해 북한 문제에 관해서는 미국과 ‘찰떡 공조’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아베 총리가 뉴욕 트럼프타워를 방문한 이후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등에도 불구하고 일관되게 미국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인 까닭에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이뤘다는 평가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