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 반영분 7.3조…법정지원액 크게 못미쳐
국회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


'문재인 케어'를 추진하는 데 필요한 든든한 '실탄'으로 기대를 모았던 내년 건강보험 국고지원금이 또다시 법 규정에 못미치는 수준에서 정해졌다.

미용과 성형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비급여를 급여화하는 획기적 건강보험 보장강화 대책이 내년 본격화하는데 재원 확보 단계부터 차질을 빚어 내년 정부 예산안을 심의하는 국회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31일 보건복지부의 2018년도 예산안을 보면, 건강보험 가입자에 대한 내년 국고지원액은 7조3천49억5천800만원으로 정해졌다.

올해 6조8천763억7천700만원보다는 6.2%(4천285억8천100만원) 늘어났지만, 애초 복지부가 예산 당국에 요청한 액수보다는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국고지원 규모는 내년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는 건강보험료 수입액의 14% 안팎에 그치는 수준으로 법적으로 정해놓은 것보다 한참 낮다.

정부는 건강보험법과 건강증진법에 따라 2007년부터 해당 연도 '건보료 예상수입액의 20%'에 상당하는 금액(14%는 국고, 6%는 건강증진기금)을 건강보험에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이런 규정을 이제껏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정부는 해마다 보험료 예상수입액을 적게 산정하는 방법으로 지원규모를 줄였는데, 올해도 내년 예산안을 짜면서 관례대로 건보료 예상수입액을 낮게 잡아서 국고지원금을 하향 조정했다.

정부는 이런 방식으로 매년 법정지원액 기준(보험료 예상수입액의 20%)에 못 미치는 14∼16% 정도만 지원해왔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년간 건강보험에 정부가 줘야 할 법정지원액은 68조6천372억원이었지만, 실제로 지원한 금액은 53조9천3억원에 그쳤다.

14조7천369억원은 지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년과 달리 내년에는 국고지원액을 최대한 많이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컸던 게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가 건강보험 보장강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이에 필요한 재원조달을 위해 가계에 부담을 주는 보험료 인상은 자제하되 국고지원액을 증액하고 21조원의 누적적립금을 활용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보장강화 대책에 올해 하반기부터 2022년까지 약 30조6천억원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연도별로는 2018년 3조7천184억원, 2019년 5조590억원, 2020년 6조922억원, 2021년 7조1천194억원, 2022년 8조1천441억원 등이다.

정부가 내년 예산안에서 건강보험 국고지원액을 법 규정보다 적게 편성함에 따라 국고지원액 규모를 두고 국회 심의과정에서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