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안보·탈원전·언론·권력기관 개혁 등 놓고 난타전 전망
429조원 '슈퍼예산' 공방 불가피…정부, 초고소득 증세 추진도 험난


문재인 정부의 첫 정기국회가 다음 달 1일 시작된다.

지난 5·9 대선으로 공수를 교대한 여야가 12월 9일까지 100일간 입법과 예산 전쟁에 들어가는 것이다.

여당이 적폐청산과 개혁 입법, 민생예산 관철을 목표로 세운 가운데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독주·독선을 견제하고 잘못된 포퓰리즘 정책을 저지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어 여야 간의 격한 대립이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 첫 정기국회 이틀앞… 100일간 입법·예산전쟁 돌입
이번 정기국회가 내년 '6·13 지방선거'로 가는 길목에 있다는 점도 정기국회의 긴장 지수를 높이는 요소다.

나아가 사상 초유로 4개 교섭단체 체제로 정기국회가 진행되는 데다 어느 당도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 사안별 공조 등 여야 간의 이합집산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음 달 1일 개회식과 함께 막을 올리는 정기국회는 교섭단체 대표연설(9월 4∼7일), 대정부 질문(9월 11∼14일), 국정감사(10월 12∼31일) 등의 순으로 진행되며 국정감사를 전후로 법안 심사를 위한 상임위 활동도 열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정부 질문과 국정감사 등을 무대로 박근혜 정부의 적폐를 드러내고 이를 개혁 입법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목표다.

100대 국정과제 입법화를 추진하는 민주당은 탈원전, 국가정보원 등 권력기관 개혁,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언론 공공성 강화 등을 이번 정기국회 10대 핵심과제로 추린 상태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안보 무능, 복지 포퓰리즘, '보나코'(보은·나홀로·코드) 인사,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지연, 신고리 5·6호기 일시중단 등 탈원전 정책, 사법부·방송 장악 등을 문재인 정부의 '신(新)적폐'로 규정하고 이번 정기국회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이슈화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당은 적폐청산과 함께 경제·사법개혁 등을 위한 입법에 주력하는 동시에 '살충제 계란' 파동과 생리대 문제 대응 등 문재인 정부의 안전불감증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지적한다는 방침이다.

바른정당은 정부 여당의 안보 무능론을 전면에 내세워 정책 독선을 견제한다는 목표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문재인 정부 내각의 인사문제와 국정과제 재원조달 방안 등도 점검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입법 전쟁은 예산전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국회 선진화법 시행 이후 법정 시한(12월 2일)까지 예산안이 처리되고 있지만, 상임위나 예결특위 심사는 아주 험난할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429조 원 규모로 편성된 내년도 '슈퍼예산'에 대해 민주당은 "사람 중심으로 재정운영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예산안", "소득주도 성장에 첫발을 떼는 예산안"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반면 한국당은 '현금살포형·성장무시·인기관리용 포퓰리즘' 예산으로 규정하고 철저한 심사를 다짐한 상태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재정·재원 조달과 함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삭감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예산 부수 법안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큰 세법 개정안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정부·여당은 '초고소득 핀셋 증세'라는 논리를 펴고 있으나 한국당은 법인세율 인상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으며 다른 야당도 정부의 재정지출 절감이 우선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여야의 위치가 바뀐 이후에 열리는 첫 정기국회라는 점에서 정부·여당의 입법·예산 드라이브와 이에 대한 야당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solec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