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억 원 들여 격리사 설치…조류사 내실·지붕 등 '새 단장'

지난 겨울 조류인플루엔자(AI)로 홍역을 치른 서울대공원이 동물 감염병 전염을 막기 위해 '격리병동'을 짓는다.

서울대공원은 재난관리기금 24억 원과 추경 예산 71억 원 등 모두 95억 원을 들여 조류 격리사를 설치하고, '큰물새장'·'황새마을'·'공작마을'을 대대적으로 수선한다고 21일 밝혔다.

조류 격리사는 감염병에 걸리거나 걸린 것으로 의심되는 소형 동물을 수의사 판단에 따라 격리·치료하는 시설이다.

동물원 외곽에 자리한 옛 부화장 시설 2개 동을 리모델링할 예정이다.

규모는 약 300㎡다.

격리사에는 동물이 지낼 방사장, 치료용 공간, 사육사 상주 공간, 추운 겨울에 체온을 높일 수 있는 밀폐된 내실(內室) 등이 들어선다.

특히 감염병을 다루는 곳인 만큼 일반 차량이나 외부인이 드나들지 못하도록 차단 시설과 소독 장비를 갖출 예정이다.

서울대공원이 동물원 개장 이래 33년 만에 이 같은 시설을 처음으로 짓는 것은 지난 겨울 겪은 AI 파동의 아픈 기억 때문이다.

지난 연말 공원 내 조류사에서 AI로 황새와 노랑부리저어새 등 3마리가 폐사함에 따라 공원 측은 추가 전염에 대한 우려로 황새마을에서 키우든 천연기념물 327호 원앙 101마리를 모두 안락사시킨 바 있다.

공원 관계자는 "AI 같은 감염병이 발생하면 사육사나 작업자의 동선이 비슷하다 보니 같은 우리는 물론, 다른 우리에 사는 동물에게도 병이 옮길 우려가 있다"면서 "감염된 동물을 떨어진 곳에 재빨리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격리사가 설치되는 곳은 기존 황새마을이나 큰물새장 등에서 최소 수백m 이상 떨어진 곳이다.

감염된 동물만 이곳으로 옮겨 놓으면 문제가 된 조류사 전체를 차단할 필요가 없어 보다 효율적이다.

시설이 낡은 큰물새장, 황새마을, 공작마을 등 기존 조류사도 연말까지 손질에 들어간다.

지난 겨울 AI가 발병한 곳으로, 현재 황새·홍따오기·노랑부리저어새 등이 사는 황새마을은 필요에 따라 천장 전체를 덮을 수 있는 개폐식 지붕을 설치한다.

낡은 철골 구조도 새것으로 교체한다.

커다란 몽골 텐트 형태의 원형 철망으로 이뤄진 큰물새장은 조류사 옆에 별도의 밀폐된 격리 공간을 만든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야생 조류의 분변 등에 늘 노출돼 있어 AI 등에 걸린 야생 조류의 분변 등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와서다.

이곳에는 두루미, 황새, 고니 등이 살고 있다.

공원 관계자는 "AI의 재발을 막기 위한 격리사를 설치하고 노후 시설을 개선해 동물원의 안전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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