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초청 간담회에서 한 참석자를 껴안으며 위로하고 있다. 이날 참석한 피해자 가족들은 모두 노란색 상의를 입고 왔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초청 간담회에서 한 참석자를 껴안으며 위로하고 있다. 이날 참석한 피해자 가족들은 모두 노란색 상의를 입고 왔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세월호 피해자 가족에게 “정부를 대표해 머리 숙여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정부에서 발생한 사태에 대해 문 대통령이 직접 사과한 것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유족 및 생존자 가족들과 만나 “분명한 것은 그 원인이 무엇이든 정부는 참사를 막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사과했다. 이 자리에는 전명선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등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207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세월호를 늘 기억하고 있었고, 선체 수색이 많이 진행됐는데도 아직 다섯 분의 소식이 없어 정부도 애가 탄다”며 “미수습자 수습이 끝나면 세월호 가족을 청와대로 모시려 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 수색작업 중 모시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정부에서 세월호 참사 수습이 미흡했던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도대체 왜 그렇게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일어난 것인지, 정부는 사고 후 대응이 왜 그렇게 무능하고 무책임했던 것인지, 그 많은 아이가 죽어가는 동안 청와대는 뭘 하고 있었는지, 너무나 당연한 진상 규명을 왜 그렇게 회피하고 외면한 것인지, 인양에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린 이유는 무엇인지 국민은 지금도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체 침몰을 눈앞에서 뻔히 지켜보면서도 선체 안 승객을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했을 정도로 대응에서도 무능하고 무책임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에 대해 “유가족을 따뜻하게 보듬어주지도 못했고, 오히려 국민 편 가르기를 하면서 유가족에게 더 큰 상처를 안겼다”며 “정부는 당연한 책무인 진실규명마저 가로막고 회피하는 비정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세월호 2기 특별조사위원회 설치에 대해서는 “진상 규명과 관련해 강력한 법적 권한을 갖는 2기 특별조사위원회가 정부보다 효율적일 것”이라며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믿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회에는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 살균 피해 사건 등 사회적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전담할 특조위 구성을 골자로 하는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이 계류 중이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은 △미수습자 5명의 수습이 끝날 때까지 수색 △세월호 선체 보전 및 교육관 활용 △세월호피해자지원특별법 개정안 조속 처리 △4·16 재단 설립 및 추모공원 건립 등을 요청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17일 취임 100일을 맞는 문 대통령은 청와대 출입기자 250여 명을 영빈관으로 초청해 기자회견을 연다. 이날 기자회견은 오전 11시부터 TV로 생중계될 예정이다. 사전에 질문과 질문자를 정하지 않고 문 대통령과 기자단이 자유롭게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