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삼성 반도체 실적 칭찬하자…최태원 "우리 하이닉스도 있다"
28일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대기업 대표 간담회는 ‘칵테일 타임’으로 시작했다. 전날 1차 간담회 때는 청와대 상춘재 앞뜰에서 호프미팅을 했지만 이날 오후엔 비가 와서 장소가 청와대 본관 로비로 바뀌었다. 전날처럼 소상공 수제맥주 전문제조 업체인 세븐브로이 맥주와 함께 칵테일이 제공됐다. 칵테일은 맥주에 토마토 주스를 섞은 ‘레드아이’, 맥주에 샹그리아(와인+과일) 시럽과 오렌지·청포도가 들어간 ‘맥주 샹그리아’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업인들을 직접 맞아 환대하면서 술잔을 부딪쳐 가며 첫 만남의 어색함을 털어냈다. 문 대통령은 “오늘은 날씨가 좀 좋지 않아서 본관에서 자리를 시작했다. 아쉽긴 하지만 본관 로비에 자리를 마련한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며 “어제는 생맥주를 했는데 오늘은 맥주 칵테일이라고 한다. 맥주 칵테일은 저도 처음”이라고 말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제가 일일 바텐더로서 설명하겠다”며 칵테일을 소개해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문 대통령은 참석 기업들의 현안과 경영 상황 등에 관심을 나타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에게는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반도체 라인이나 디스플레이에서 대규모 투자도 하고 있다”며 “삼성이 우리 경제 성장을 이끌어주셔서 아주 감사드립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곁에 있던 최태원 SK 회장이 “반도체는 우리 하이닉스도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반도체가 계속 호황을 누릴 것 같습니까”라고 물었고 최 회장은 “당분간은 그럴 것 같습니다”, 권 부회장은 “열심히 계속 잘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각각 답했다.

문 대통령은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에게 “요즘 조선 경기가 살아난다고 하던데 수주가 늘었습니까”라고 관심을 나타냈다. 최 회장은 “작년에 안 됐던 것과 비교해 몇 퍼센트 올랐을 뿐 통계의 착시 현상”이라며 “현금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주식, 부동산, 임원 숙소 등 온갖 것을 다 팔면서 구조조정에 애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묵묵히 듣던 문 대통령은 “조선산업 힘내라고 박수 한 번 칠까요”라며 참석자들의 박수를 유도했다.

문 대통령은 허창수 GS 회장에게는 “걷기가 취미라고 들었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에게는 “대한항공이 프로배구 강자 아니냐”며 ‘맞춤형’ 대화를 이어갔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0여 분의 칵테일 타임을 마치기에 앞서 “3통을 위하여”라고 건배를 제안했다. 박 회장은 “첫 번째는 문재인 대통령을 위하여, 두 번째는 화합과 소통을 위하여, 세 번째는 새 정부와 대한민국 경제의 만사형통을 위해서”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조미현/손성태 기자 mwise@hanky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