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재계와 이틀째 만남
전날 이어 기업인 8명과 '진솔한 대화'

문재인 대통령, 기업별 맞춤형 응대
삼성 부회장·SK 회장에게 반도체 경기·수출현황 물어
롯데 신동빈 회장과는 사드 피해상황·대책 논의
"평창올림픽 200일 안 남아…힘 보태달라" 당부하기도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칵테일 타임’을 마친 뒤 간담회장인 본관 인왕실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문 대통령, 신동빈 롯데 회장, 최태원 SK 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황창규 KT 회장, 허창수 GS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칵테일 타임’을 마친 뒤 간담회장인 본관 인왕실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문 대통령, 신동빈 롯데 회장, 최태원 SK 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황창규 KT 회장, 허창수 GS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주요 대기업 대표를 초청해 ‘칵테일 타임’을 겸한 두 번째 기업인 간담회를 열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업인들에게 새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일자리 창출 및 대·중소기업 협력방안 등에 대한 협조를 구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재계 15위 순위 내 홀수그룹인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 7명이 참석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전날에 이어 재계 대표 자격으로 합류했다.

◆본관에서 칵테일 타임

전날에는 청와대 상춘재 앞뜰에서 ‘호프미팅’이 진행됐지만 이날 오후엔 비가 와서 장소가 청와대 본관 로비로 바뀌었다. 전날처럼 수제맥주 전문제조업체인 세븐브로이 맥주와 함께 칵테일이 제공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업인들을 직접 맞아 환대하면서 술잔을 부딪히며 첫 만남에 따른 어색함을 털어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비 때문에 상춘재 앞뜰 행사가 손님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본관으로 옮긴 것”이라며 “본관 내부에서 귀빈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호프미팅은 격식 없이 자유로운 대화를 주고받기 위해 문 대통령이 직접 제안한 것으로 청와대는 중소업계와 소상공인, 노동계 등과 예정된 간담회에서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호프미팅이 기업인들을 줄 세우는 것처럼 비치는 기존 방식을 탈피하자는 차원이었는데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며 “앞으로 예정된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과의 간담회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하자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20여 분의 칵테일 타임을 마치기에 앞서 “3통을 위하여”라고 건배를 제안했다. 박 회장은 “첫 번째는 문재인 대통령을 위하여, 두 번째는 화합과 소통을 위하여, 세 번째는 새 정부와 대한민국 경제의 만사형통을 위해서, 3통을 위하여라고 해주십시오”라고 설명했다.

이날 호프미팅에서는 맥주와 토마토주스, 상그리아 시럽, 주스 등을 재료로 한 칵테일 ‘레드아이’와 ‘맥주 상그리아’ 등도 제공됐다. 안주는 황태절임과 호두·아몬드·땅콩 뭉침, 치즈 얹은 수박 등으로 전날에 이어 ‘방랑식객’으로 알려진 자연요리연구가 임지호 셰프가 준비했다.

◆기업인들과 ‘맞춤소통’

문 대통령은 이날 참석 기업들의 현안과 경영 상황 등에 관심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권 부회장에게 다가가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반도체 라인이나 디스플레이에서 대규모 투자도 하고 있다”며 “삼성이 우리 경제 성장을 이끌어주셔서 아주 감사드립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곁에 있던 최태원 회장이 “반도체는 우리 하이닉스도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반도체가 계속 호황을 누릴 것 같습니까”라고 물었고 최태원 회장은 “당분간은 그럴 것 같습니다”, 권 부회장은 “열심히 계속 잘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각각 답했다.

문 대통령은 최길선 회장에게 “그간 조선 경기가 워낙 안 좋아서 고생 많이 하셨죠”라며 “요즘 경기가 살아난다고 하던데 수주가 늘었습니까”라고 관심을 나타냈다. 최길선 회장은 “작년 안 됐던 것과 비교해 몇 % 올랐을 뿐 통계의 착시 현상입니다”라며 “현금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주식, 부동산, 임원 숙소, 작업선, 주차장, 온갖 것 다 팔면서 구조조정에 애를 쓰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묵묵히 듣던 문 대통령은 “조선산업 힘내라고 박수 한 번 칠까요”라며 참석자의 박수를 유도했다.

문 대통령은 조 사장에게 “배구연맹 총재에 취임했죠. 원래 대한항공이 프로배구 강자 아닙니까”라고 물었다. 조 사장이 “그런데 우승은 못해 봤습니다”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조 사장이 배구연맹 총재를 맡았으니 선수 사기가 높아졌을 것 같다”고 덕담을 했다.

손성태/조미현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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