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증세' 놓고 정면충돌

민주당 '부자증세' 여론전 강화
"초고소득자 세율 인상은 경제위기 극복 최소한의 조치"
추미애 "담뱃세 인하, 제2 국정농단"

'담뱃세·유류세 인하' 꺼낸 한국당…홍준표 "서민감세 차원서 추진"
"2년 만에 원상복구는 모순"…당내서도 비판 만만치 않아
이낙연 국무총리(왼쪽)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인터넷신문의 날 기념식에서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왼쪽)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인터넷신문의 날 기념식에서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부자 증세’ 추진을 위한 여론전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증세가 양극화 해소와 사회 통합을 위한 정책이라는 점을 적극 부각하면서 증세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을 겨냥한 공세 수위도 끌어올렸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초대기업(과세표준 2000억원 초과)과 초고소득자(5억원 초과)에 대한 세율 인상은 과세가 목적이 아니다”며 “우리 사회의 조세 정의를 바로세우고 양극화 해소는 물론 고용·소득 절벽 등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최소한의 조치”라고 강조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과세 정상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기업 경영에 무리를 주려는 것이 아니라 성장 엔진을 달기 위한 선순환 체제를 바로세우려는 것”이라며 “슈퍼리치 과세 정상화에 참여해 존경받는 슈퍼 리더가 되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세법 개정안을 본격 논의하기에 앞서 증세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사전 정지 작업을 펴는 것이란 분석이다.

추 대표는 소득세 과세표준 3억원 초과~5억원 이하 구간 증세 방침이 뒤늦게 공론화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이는 데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그는 “처음부터 그렇게 말씀드렸다. (지난 20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이게 당의 기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며 “그때 기획재정부 세제실장도 메모했고 김태년 정책위원회 의장도 옆에서 들었다”고 말했다. 애초 3억원 초과~5억원 이하 구간에도 증세를 주장했는데 청와대 발표 과정에서 빠지고 5억원 초과 구간 증세 방침만 전해졌다는 설명이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담뱃세·유류세 인하 방침에도 공세를 퍼부었다. 추 대표는 “국민 우롱이 도를 넘어섰다. 제2의 국정농단”이라며 “한국당의 의도는 문재인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딴지를 걸어 조세 정상화를 가로막겠다는 심보”라고 비판했다.

이는 최근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보듯 한국당을 제외한 나머지 야당과는 공조가 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증세를 밀어붙이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추 대표는 세법 개정안 처리 방향에 대해 “야당이 지난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보면 국민 여론 그대로 가지 않았느냐. 그렇게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와 정우택 원내대표가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와 정우택 원내대표가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당은 담뱃세 인하 카드를 꺼냈다가 자중지란에 빠졌다. 한국당이 여당이던 박근혜 정부에서 담뱃세를 올려놓고 불과 2년 만에 원상복구시키는 것은 모순이라는 내부 비판이 만만치 않다.

당내 ‘투톱’인 홍준표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의 생각에 차이가 있다. 홍 대표는 “서민 감세 차원에서 담뱃세·유류세 인하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이지만, 정 원내대표는 “그리 급할 것이 없다. 당론이라고 할 수 없다”며 거리를 두고 있다. 홍 대표 측근으로 꼽히는 윤한홍 의원이 26일 담뱃세 인하 법안을 발의했지만 공동 발의자로 참여한 의원은 10명뿐이다.

민주당은 물론 다른 야당의 반응도 부정적이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이 증세 포퓰리즘을 부추기니 한국당이 감세 포퓰리즘을 선동하고 있다”며 양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김세연 바른정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한국당은 포퓰리스트가 돼 자신들이 올린 담뱃값을 무작정 인하하는 자가당착에 빠졌다”며 “맞불 성격의 감세 추진은 책임있는 정당에서 할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채연/유승호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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