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1일에 군사회담을 열자는 우리 정부의 제안에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새 정부의 남북관계 구상이 처음부터 난관에 봉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20일 “오늘 오전과 오후에 판문점 연락관을 통해 북측에 통화를 시도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며 “남북이 서로 만나기로 합의만 되면 이른 시간 안에 회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노력이 중요하지 데드라인(21일)은 따로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답을 하더라도 21일이 아니라 다른 날로 수정하거나 한·미 연합훈련 중단 같은 형태의 역제안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북한이 군사회담 제안을 명시적으로 거부한 게 아니므로 회담에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독일 베를린에서 “정전협정일인 7월27일부터 상호 적대 행위를 중지하자”고 제의한 만큼 다음주 초께로 회담 일자를 다시 제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이 우리 측 대화 요청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이날도 북한 노동신문은 정세논설을 통해 “남조선 당국이 상대방을 공공연히 적대시하고 대결할 기도를 드러내면서 그 무슨 관계개선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여론 기만행위라고밖에 달리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는 “남북회담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의 정확한 의도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17일 남북 군사회담을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21일 열자고 북측에 제의하고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회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논의할 적십자회담도 다음달 1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열자고 제안했다.

미 CNN방송은 19일(현지시간) 북한이 2주일 내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를 하기 위해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CNN은 미국의 첩보위성 사진 분석 결과 북한이 ICBM이나 IRBM 발사를 위한 성능 테스트를 하는 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이미지와 위성 기반 레이더 방출 흔적이 감지됐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는 19일 공개한 ‘2016 테러국가 보고서’에서 기존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라 있는 이란, 수단, 시리아 등 3개국만 테러지원국으로 유지하고 북한은 테러지원국 명단에 넣지 않았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