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우리 정부의 남북 군사회담 제의에 사흘째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일본 언론에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 집권이 절호의 기회’라고 발언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는 등 주변국들의 부정적 반응이 심상치 않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와 남북회담에 대해 사전 논의했는지 확인해 달라”는 질문에 “그 문제에 대해 어떤 외교적 대화도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비록 “한국과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란 목표를 공유하고,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매우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남북회담 제의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19일 서울발(發) 기사에서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미국에 심리적 압력을 강화하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지난 7~8일 독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재외공관에 발송한 긴급지령문에서 “문재인 정권이 계속되는 것이 우리(북한)에겐 절호의 기회다. 호전 세력이 떠들기 전에 통일과업을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미아 기자/도쿄=김동욱 특파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