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전투기 핵심 'AESA 레이더' 첫발 뗐다…시제품 제작
'입증 시제' 만들어 공개…AESA 하드웨어 개발능력 확인

국방부 산하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개발 중인 한국형 전투기(KF-X)의 눈에 해당하는 핵심 장비인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 시제품이 나왔다.

KF-X 장비 중 가장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AESA 레이더 개발의 첫발을 뗐다는 데 의의가 있다.

방위사업청은 13일 "ADD 주관 아래 KF-X AESA 레이더 시제 개발업체인 한화시스템(과거명 한화탈레스)이 AESA 레이더 '입증 시제'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입증 시제는 AESA 레이더 하드웨어의 국내 개발능력이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 만들었다.

입증 시제를 토대로 KF-X 기체 앞부분에 실제로 장착하는 '탑재 시제'가 개발된다.

입증 시제를 만든 것은 KF-X의 국내 개발 가능성을 두고 한창 논란이 일던 2015년 11월 국회 국방위원회가 AESA 레이더 개발의 위험 관리를 위해 개발능력을 중간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입증 시제는 AESA 레이더 하드웨어 중에서도 안테나와 전원공급장치로 구성됐다.

안테나는 송수신모듈(TRM) 1천개급으로, 최근 1차 성능 점검을 마쳤다.

ADD는 이날 경기도 용인에 있는 한화시스템 레이더연구소에서 AESA 레이더 입증 시제를 국내 언론에 공개했다.

입증 시제의 전파 송출 시연도 했다.

ADD는 오는 9월 AESA 레이더 입증 시제를 이스라엘 방산업체 엘타사(社)로 보내 송수신장치와 결합하고 지상·비행시험을 통해 2차 성능 점검을 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엘타사의 선진 레이더 기술을 습득할 것으로 분석된다.

AESA 레이더 입증 시제를 토대로 탑재 시제를 만드는 과정은 KF-X 기체에 맞게 안테나 등의 크기와 무게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ADD는 AESA 레이더 하드웨어 시제 제작과 별도로 비행 환경에서 운용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AESA 레이더 공대공 모드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지상시험을 마무리한 데 이어 공군 수송기 C-130H에 장착해 수행하는 비행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공대지·공대해 모드 소프트웨어 시제 개발업체 선정에도 착수했다.

ADD는 AESA 레이더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병행해 2022∼2026년에는 KF-X 시제기에 탑재해 시험할 방침이다.

2015년 12월 AESA 레이더 개발 주관기관으로 지정된 ADD는 작년 8월 'KF-X AESA 레이더 개발 및 체계통합사업 착수회의'를 시작으로 개발을 진행해왔다.

AESA 레이더 개발사업을 중간 평가하는 점검위원회는 지난달 28∼29일 1차 점검에서 "AESA 레이더의 국내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KF-X 사업은 우리 공군의 노후 전투기 F-4와 F-5를 대체하고 미래 기반전력이 될 국산 전투기 120여대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방위력 증강사업'으로 통한다.

AESA 레이더 개발사업은 KF-X의 핵심 장비인 AESA 레이더를 개발해 KF-X에 체계 통합하는 사업으로, 규모는 약 3천600억원에 달한다.

미국이 체계통합 기술 이전을 거부하면서 국내에서 개발하고 있다.

작년 4월 AESA 레이더 시제 개발업체로 한화시스템이 선정됐다.

(용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