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북한 발사 미사일 ICBM급 신형…개발성공 단정하긴 제한"
KN-17(화성-12형) 2단체로 개량 분석…비행속도는 마하20도 안돼
"北, 폭발력 증대 핵실험 통해 핵탄두·핵투발 수단 능력 시현 가능성"


군 당국은 5일 북한이 전날 발사한 '화성-14형' 미사일을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신형미사일'로 평가했다.

국방부는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북한이 4일 발사한 미사일은 고도와 비행거리, 속도, 비행시간, 단 분리 등을 고려할 때 ICBM급 사거리의 신형미사일로 평가된다"며 "지난 5월 14일 발사한 KN-17(화성-12형)을 2단 추진체로 개량한 것으로 잠정 평가한다"고 보고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화성-14형'의 비행 속도와 관련, "마하 20보다 훨씬 떨어진다"면서 "사거리를 중심으로 볼 때 초기 정도의 ICBM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군은 사거리 5천500㎞ 이상, 상승 단계에서 최대속도 마하 21 이상으로 비행하는 미사일을 ICBM급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기준으로 볼 때 '화성-14형'은 사거리가 8천㎞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비행 속도는 이 기준에 못 미쳐 완전한 ICBM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한 장관 발언의 의미이다.

국방부는 "고정형 발사대에서 발사하고, 고난도 기술을 필요로 하는 재진입 여부 미확인 등을 고려할 때 ICBM의 개발 성공으로 단정하기는 제한된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이 화성-14형 미사일을 지상 고정장치에서 발사한 것에 대해 "고정형 발사대는 연구·개발 단계의 임시 발사 방식이며, TEL(이동식발사대) 손상 방지를 위해 운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앞으로 예상되는 북한 동향과 관련해서는 "폭발력이 증대된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와 핵투발 수단 능력을 시현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2·3번 갱도에서 상시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북한의 ICBM 도발 의도에 대해서는 ▲ 자체 ICBM 개발일정에 따른 장거리미사일 능력 확보 ▲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반발 및 미국 독립기념일 계기 무력시위 ▲ 대화국면 대비 대미·대남 주도권 확보 및 전향적 대북정책 전환 압박 등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북한은 국면전환에 대비해 유리한 상황 조성을 위해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미국 주도의 대북제재와 압박 강화를 비난하고 ICBM 성공을 주장하며 김정은 우상화 분위기 조성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패트리엇 포대의 전투대기 태세 격상과 탄도미사일 탐지자산 추가 운용 준비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미군에 대해서는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와 고고도 전략정찰기인 U-2S 등의 대북 정찰 자산을 추가 운용해주도록 요청했다.

군은 6일에는 해·공 합동 실사격훈련과 한미 연합대테러훈련 등 대북 무력시위성 훈련을 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북한이 4일 오전 9시40분께 발사한 '화성-14형'을 1분 뒤에 우리 군의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그린파인)가 최초 포착했으며, 이지스 구축함인 율곡이이함도 탐지했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현재 우리 군의 레이더망으로 ICBM급 미사일의 전 비행과정을 추적하지 못한다면서 "배치된 레이더 탐지범위 내에서만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군사위성과 레이더에서는 (전 비행과정을) 탐지할 수 있다"면서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미국, 일본과 초기 정보교류가 잘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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