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강력하게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환경·복지·노동 분야는 주무부처 장관은 물론 청와대 참모들이 시민단체 출신이나 대학교수, 연구원 등 100% ‘어공(어쩌다 공무원)’으로 채워졌다. 직업공무원으로서 ‘늘공(늘상 공무원)’이 아니라 정권 교체에 따라 ‘어공’이 된 인사들이 해당 부처를 장악하고 관료를 이끄는 구도다.

새 정부 환경정책의 핵심 라인이 대표적이다. 청와대에선 김수현 사회수석과 김혜애 기후환경비서관, 환경부에선 김은경 장관과 안병옥 차관 등 핵심 4인이 모두 ‘어공’이다.

김 수석은 한국도시연구소 연구부장,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위원 등을 거쳐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국정과제비서관 등을 지냈다. 그는 2008년부터 세종대 도시부동산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다 새 정부에서 수석에 발탁됐다. 김 비서관은 환경운동 시민단체인 녹색연합 공동대표로 활동하다가 청와대에 들어갔다.

4일 문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은 김 장관은 ‘페놀 아줌마’라는 별칭을 가진 환경운동가 출신이다. 1991년 낙동강 페놀 불법 유출 사건 때 적극적인 환경 활동을 펼치며 얻은 별명이다. 안 차관은 환경 및 기후변화 분야 학자이자 시민운동가다. 그는 에너지시민연대 공동대표,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 시민환경연구소장 등을 거쳤다.

김 수석은 복지정책도 맡고 있다. 담당 비서관은 이진석 사회정책비서관이다. 이 비서관은 서울대 의대 교수 출신으로, 대선 기간 문재인 캠프에서 보건복지 분야 공약 설계에 참여했다. 지난 3일 보건복지부 장관에 지명된 박능후 후보자 역시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다.

지난달 11일 고용노동부 장관에 지명된 조대엽 후보자는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다. 그는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등 노동계 인사와 친분이 두텁고 시민운동가들과도 끈끈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에서 노동정책을 담당하는 황덕순 일자리수석실 고용노동비서관은 김 수석과 함께 노무현 정부 때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차별시정위)’에서 활동한 핵심 멤버 출신이다. 한국노동연구원에서 초빙연구위원을 시작으로 선임연구위원까지 거친 노동 분야 전문가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